“김정은, ‘충성’ 의도 양강도당 근로단체부장 ‘반동죄’ 총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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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열린 ‘제1차 전당(전국 노동당)초급당위원장대회’에서 양강도 도당 근로단체부장이 ‘최고존엄 권위 훼손’ 혐의를 받고 최후에는 총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이 도당 근로단체부장은 북한 김정은 직접 지시로 군중 앞에 끌려나와 다시 무릎으로 기어서 퇴장하는 수모를 당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폐회식인 25일 양강도당 근로단체부장이 포승줄에 묶여 끌려나왔다”면서 “결박된 채 무릎을 꿇고 있었고, 두 발이 아닌 무릎으로 평양체육관을 기어나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이 자리에서 ‘이런 자(者)는 이 땅에 묻힐 자리도 없다’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이 근로단체부장은 어디론가 끌려갔고, 모처에서 총살됐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부연했다. 도당 근로단체부장은 원래대로라면 초급당위원장대회에 참석할 만한 인물은 아니다. 이미 체포한 근로단체부장을 일부러 대회 폐회식에 맞춰 끌고 나오는 ‘쇼’를 연출했다는 것으로, 당 기초조직을 담당하는 인물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양강도당 근로단체부장이 체포된 이유에 대해 “지난해 11월 말 (김정은의) 양강도 현지지도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삼지연학생소년궁전을 방문했고, 이후 조직지도부가 후속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도당 근로단체부장 관련 내용을 파악, 김정은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삼지연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어린이의 노래를 듣고 ‘잘 부른다’고 칭찬했다고 한다. 이후 도당 근로단체부장도 이곳을 방문했는데, 이 어린이에게 ‘네가 노래 잘해서 칭찬을 받은 게 아니다. 노래를 못하는데도, 자애로운 원수님(김정은)이 인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칭찬해준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도당 근로단체부장 입장에선 ‘김정은 인민애’를 선전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어린이의 부모와 도당 조직지도부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어린이의 부모가 들고 일어났다. ‘원수님께서 (노래를)잘한다고 칭찬해 주셨는데 왜 (도당 근로단체부장이) 훈시질이냐’고 격분했다”면서 “이에 조직지도부, 보위부(성)에 알렸고 조직지도부가 ‘1호 보고’로 위(당)에 올렸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실적’에 목마른 보위부가 일선에서 당 정책을 집행하는 도당 근로단체부장의 발언을 왜곡해 보고했을 수 있다”면서도 본질은 최고존엄을 ‘훼손’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의도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는 ‘원수님 말씀’을 부정한 것이 돼 ‘모독죄’로 몰린 것이다. 이와 관련 고위 탈북민은 “보위부의 왜곡 보고, 도당 근로단체부장의 과잉충성이 사태가 불거진 주요 원인일 것”이라면서도 “이면에는 당의 유일영도체계를 맹종, 맹신하는 북한사회의 광기(狂氣)도 엿보여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도당 근로단체부장은 북한에서 도(道)내 직업총동맹,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등 당 외곽기구를 관리한다. 유치원 및 애육원 등도 근로단체부장의 관리 대상이다. 도당 근로단체부장 본연 임무의 일환으로 김정은이 현지지도한 삼지연학생소년궁전을 방문했는데, 이 과정에서 나온 일종의 ‘말실수’가 스스로의 생명을 빼앗은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김정은이 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파악하려고 노력했다면 ‘반동(反動)’이 아닌 ‘충심(忠心)’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집권 5년 기간 고위 간부들을 숙청하면서 직언(直言)을 할 수 있는 간부들이 사라졌고, 이후 즉흥적·충동적 지시를 단행하는 김정은의 과격한 통치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소식통은 “초급당위원장대회 폐회식날 양강도당 근로단체부장의 모습을 본 참가자들은 가슴 졸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면서 “아마도 본인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조마조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은) 수령의 권위를 훼손한자에 대해서 그가 누구라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이번 사태에서 재차 드러났다”면서 “(당국은) 자기 단위에 내려가면 당 일군(꾼)의 본분에 맞게 원수님의 위대성을 널리 선전하라는 지시와 함께 인민들을 수령님 중심으로 굳게 뭉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채환 기자·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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