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단둥 주재 北무역업자 80%, 제재 이후 일감 못 찾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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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안이 통과되고 하루 지난 13일, 데일리NK는 북한 무역일꾼을 만나 이번 대북 제재가 북한에 끼치는 효과와 현재 분위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날 만난 북한 무역일꾼 A 씨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서 수년간 무역 관련 업무를 해온 잔뼈 굵은 사업가로, 대화 첫 마디부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다음은 A 씨와 일문일답. -2371호가 채택된 지 한 달여 만에 대북 제재안이 새로 나왔다. 무역일꾼들의 반응은 어떤가? “과장을 조금 보태면 대북 제재 이후 나를 비롯해 단둥에 있는 우리(북한) 무역일꾼의 80%는 일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중이다. 조(북한)중 합작사업도, 은행 계좌도 막혔고, 노동자 송출 등의 중요한 돈벌이 창구들이 차단돼 우리(무역일꾼)가 할 수 있는 것이 현재로써는 아무 것도 없다.” -진행되던 사업들도 물 건너갔다는 얘긴가? “그렇다. 최근엔 우리 쪽에서 사업을 제시하면 중국 기업 측에서 거절하는 현상까지 일부 일어나고 있다.” -이건 본인한테도 해당되는 얘긴가? “주로 조중 무역의 중개인 역할을 하면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챙기면서 돈을 벌어왔다. 그게 끊기는 데 나로써도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냐. 또한 그 수익으로 우리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이나 자재 등을 구입해서 조국으로 다시 파는 일도 했었는데 이마저도 힘들게 됐다. 대북제재로 인해 일감이 떨어져 당장 조국의 가을걷이에 필요한 탈곡기, 농자재 등을 살 수 없게 됐다. 주민들의 가을(추수) 작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 -특이하게 이번엔 섬유 수출과 유류에 대한 부분까지 포함됐다. 어떤 심정인가? “섬유에 들어가는 원자재를 조국에 보내는 일도 어렵게 됐다. 이럴 경우 조국에 있는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위(당국)에도 분명 타격이 되겠지만, 인민들도 힘들어지지 않겠나. 또한 이제 몇 개월만 있으면 겨울이 다가오는데 연유마저 제재대상에 올라 우리 사람들이 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조선과 중국이 사이가 좋아야 인민들 생활형편도 좋아질 텐데 지금 같아서는 희망이 안 보인다.” 김충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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