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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역서 곡물 도난사건 빈번…주민들 밤새 경비 나서”
데일리NK 2017-10-09 09:59:30 원문보기 관리자 2906 2017-10-26 22:19:54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마을. 가을을 맞아 협동농장(노란색 원)과 개인(노란색 화살표)들 모두 옥수수 밭 주변에 경비막을 만들어놓고 주야로 경비를 서고 있다./사진=강미진 데일리NK기자

진행 :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북한 전역에서 농사작황이 안 좋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전국 곳곳에서 곡물 도난사건이 끊이지 않아 주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강미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 네. 추석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가을걷이가 시작된 북한 전역에서 곡물 도난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 해당 사법당국은 물론 일반 주민들까지도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습니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농사작황이 시원치 않아서 주민들은 벌써부터 식량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곡물을 도난당하는 사례까지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밤을 자고나면 어데서 누구네가 도둑맞았다는 소문이 매일 들린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양강도 혜산시 검산리 주변의 농가들에서는 곡식을 잃어버렸다는 주민들이 매일이다시피 나타나고 있을 정도로 도난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엊그제도 두 집에서 가을(추수)한 콩단들이 없어져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에서도 이 같은 도난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요즘 강연제강에서도 농작물 피해를 줄이자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곡물도난을 없애자는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내년도 먹을 걱정이 우선인 주민들의 귀에 그런 해설이 들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곡식이 잘 된 해에도 경비를 서지만 올해처럼 곡식이 안 된 해에는 한 이삭이라도 허실할세라 주민들은 밤잠도 잊을 정도로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농장원들의 경우 경비를 서면서 도둑질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다. 요즘 보안서에서도 농장 밭에 야간순찰을 돌기도 하지만 주민들 속에서는 ‘경비원 10명이 도둑 한 명 잡지 못한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관할 보안서는 연일 발생하는 개인 간 도난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외면하기 일쑤라고 합니다. 또 도둑질을 하다가 들킨 주민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 때문에 개인 간 협상으로 도난 곡물에 대한 처리가 해결되는 것이 일상이고, 그 과정에 도둑과 피해자의 싸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편 자강도 소식통은 “위연군의 한 지역에서는 벼 밭 경비를 서던 주민과 도둑과의 몸싸움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이었다”며 “일부 주민들은 도둑질한 주민을 비난하기도 하지만 ‘얼마나 먹을 것이 걱정됐으면 그랬겠냐’는 말로 자신들의 걱정도 함께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개인 소유의 농작물을 도둑질하다 들키게 되면 피해 주민은 이때라고 생각하고 과도한 양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도둑은 변상을 해야 되는 양이 많다는 것에 불만을 보이며 보안서에 신고하라는 식으로 맞대응을 하게 되는데, 보안서가 개입되면 단련대 처벌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피해자와 도둑 모두 적당한 합의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최근 전국에서 삼지연 돌격대로 인원들을 선발해 가다보니 가을 수확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라면서 “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내년도 생계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가 늦게 귀가하면서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여느 해 같으면 함경북도 길주나 김책, 함경남도 함흥과 고원 등에서 삯일로 벌이를 하려는 주민들이 많이 들어오곤 했었는데 올해는 곡식이 안됐다는 소문이 거기서도 났는지 삯꾼들을 볼 수 없다”면서 “설사 있다고 해도 올해 농사현물이 턱없이 작기 때문에 주민들 스스로 가을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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