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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 ‘잡귀(보안원) 없애고 장사 잘 되게 해달라’ 빌어”

오늘(22일)은 일 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冬至)다. 겨울에 이르렀다는 의미도 있지만 새해를 맞아 기운을 받는다는 전통명절이다. 이날 북한 주민들은 붉은 팥죽으로 암담한 현실의 ‘액운’을 쫒으며 새해 장사에 대한 복을 빌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와 통화에서 “수 십 년 동안 이날만큼은 온 동네가 동지죽을 쑤고 나누곤 했었다”면서 “명절은 먹을 것이 많아야 분위기난다는 생각에 가난한 주민들도 며칠 전부터 음식 준비에 바쁜 움직임이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일주일 전부터 동지날에 필요한 찰수수반죽과 각종 팥들이 시장입구와 길가에서 판매됐다”면서 “이에 도시 주민들도 품들이지 않고 손쉽게 동지죽을 만들어 먹게 됐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동지죽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잡귀신을 없애는 부적의 의미가 강하다. 붉은 팥죽을 먹어야 집안의 잡귀신과 잡병이 없어져 새해 장사가 막힘없이 풀린다고 믿는다. 옛 선조가 지켜왔던 풍습을 지켜오고 있지만 그 의미는 조금 다르다.

‘잡귀신’은 사법기관을 빗대는 말로, 이는 곧 북한 당국의 통제를 의미한다. 시장에서 과도한 세금을 징수하고 비법 통제명목으로 주민들의 발목 잡는 당국을 물리쳐 달라고 빌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그동안 지나친 뇌물 요구에 지친 장거리 상인들은 반드시 시장에서 판매되는 동지죽을 먹으며 새해 길운을 소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은 가는 곳마다 주민들은 서로 팥죽으로 위안을 건네며 돈독한 정을 확인한다”면서 “나이숫자만큼 동지죽 오그랑 알을 먹으며 새해 돈벌이를 잘해보자 웃음을 건넨다”고 부연했다.

한편, 동지날을 맞아 시장에서 붉은 팥이 많이 팔리는 이유는 일반 팥보다 붉은 팥으로 동지죽을 써 먹어야 제대로 잡귀신을 없앨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해마다 겨울철이 시작되면 붉은 팥은 중국으로 밀수되면서 붉은 팥(1kg에 7000원)은 일반 팥(4000원)에 비해 비싸다.

또한 역전, 길가, 시장 매대에서 판매되는 동지죽 한 그릇은 1000원이고, 오그랑 알을 추가하면 천원을 더 내야 한다. ‘뜨끈한 오그랑 죽 잡숫고 가라요’ 소리치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사람들을 멈추게 하고 있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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