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한 표]'진짜 대한민국 국민 된 기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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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진짜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 같네요." 가족과 함께 지난 2004년 8월 북한에서 탈출해 남한사회에 정착한 새터민 강유(63·부산 북구 덕천동·사진)씨. 강씨는 요즘 다시금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 같은 기쁨과 뿌듯함에 책임감마저 느낀다. 북한에서 지낼 때도 강씨는 4년에 한번씩 지방대의원과 도대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를 치르긴 했지만 반대는 없고 찬성 일색인 형식적인 투표를 하는 데 그쳤단다. 강씨는 "TV나 신문에서 온통 선거 얘기뿐이라 그런지 관심이 많이 간다"며 "31일 투표 당일 아침 일찍 아내와 함께 투표장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투표용지는 모두 6장이고 시장,구청장,시의원,구의원에 비례대표까지 뽑아야 한다"는 동료의 설명에 강씨는 "어이쿠,생각보다 복잡하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씨는 시끌벅적한 선거운동이 영 어색하기만 한듯 "참으로 별난 세상인 것 같다"고 솔직한 소감을 털어놨다. "아침 7시도 되기 전에 아파트 근처에 노랫소리가 울려퍼지고,나가보면 똑같은 옷 입은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추고 구호도 외치는데 이런 별스러운 모습은 처음 본다"는 게 강씨의 설명. 그는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오늘 아침 집에서 나오는데 누가 구의원 후보라며 악수를 청하기에 평상시에도 이처럼 아침 일찍 나와 구민들을 돌보고 챙기느냐"고 되물었단다. 강씨는 "새터민 대부분이 남한사회의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역주민을 위한 일꾼을 뽑는 선거인 만큼 모든 새터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6.5.23 부산일보 김경희기자,사진=김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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