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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새해 북한에선
동지회 974 2005-01-10 10:25:43
2005년 새해 북한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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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나진―선봉)시의 한 시장에서 주민들이 곡물을 진열해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일보 DB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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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새해에 북한 주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땔감이 떨어져가는 데다 식량을 비롯한 생활필수품 값이 숨가쁘게 오르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값은 겨울이어서 그런지 식량가격보다 더 올랐다. 작년에도 오락가락하던 전기 사정은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명절(북한에선 가장 큰 명절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다) 특별공급(배급)’도 예년보다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작년 말 북한인권단체인 ‘북한 민주화운동본부’ 조사팀이 친지 방문을 위해 중국으로 나온 함북 무산·회령·온성·청진, 함남 함흥 출신의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을 상대로 알아본 최근 북한 주민들의 생활 모습이다.

◆ 새해엔 고기 구경도 못해


북한은 새해 설(1월 1일) 특별공급으로 국산 세탁비누 1장, 소주 1병(4홉), 6가구 단위로 맛내기(조미료) 한 봉지씩을 나눠줬다.

일부 지방에서는 계란을 가구당 3~4개씩 분배했고, 인민군·당기관·보위부(정보기관)·보안서(경찰) 등 이른바 ‘힘 있는 기관’에는 돼지고기 등 육류가 공급됐다. 일반 주민들에게 과거 돼지고기가 나오곤 했으나 올핸 없었다고 한다.

설날인데도 청진 등 대도시에서조차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 집이 있었다고 한다. 청진은 특히 무분별한 뙈기밭 개간으로 땔감부족이 심각한 지역이긴 하다.

청진에는 연탄을 때는 집도 많은데 연탄값은 1장에 300원까지 올랐다. 쌀이 있어도 땔감이 없어 밥을 못 짓는 경우도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인 오는 2월 16일에는 당과(사탕과 과자)류가 공급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과거 김 위원장 생일이나 김일성 주석 생일(4·15) 때는 ‘명절 특별공급’이라 하여 당과류와 식용유, 고기, 술 등을 나눠줬다.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이 또한 줄긴 했으나 그래도 주민들은 그때는 고기 맛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심정으로 김 위원장 생일을 기다리고 있다.

◆ 엄청 오른 생활필수품 가격

최근 함경남·북도의 쌀값은 백미 1㎏에 750원이다. 최고 1200원까지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 당국이 2002년 7월 1일 이른바 ‘경제관리개선조치’를 단행할 당시 정한 시장가격 46원에 비해 무려 2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1년 전인 2003년 12월 물가와 비교해도 거의 두 배나 오른 수치이다.

환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1달러가 무려 2000원 선까지 육박했다. 물론 암시장 가격이다. 이는 북한의 일반 근로자 한달 평균임금인 2500원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2002년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크게 변화가 없는 상황인데 물가만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주민들의 생활고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섯 식구 기준 한달 먹는 쌀(20㎏)을 사자면 북한돈 1만5000원이 필요하다. 이는 근로자 한달 임금의 6배다.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은 “쌀값이 1㎏에 500원을 넘으면 하층민들은 굶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장마당(시장) 물가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휘발유와 디젤유 등 유류가격이 식량가격보다 많이 올랐다. 이는 북한에서 식량난 못지 않게 연료난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휘발유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국가기관이나 군용차 일부이며, 화물차를 비롯한 대부분의 차량은 목탄에 의지해 운행되고 있다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기름값이 올라 가정집에서 등잔불로 이용하는 디젤유조차 구입하지 못해 송진 등으로 불을 밝히는 집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정전됐을 때 기름불을 켜는 집은 비교적 잘 사는 집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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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북 무산군의 농촌마을에서 한 여인이 배낭을 메고 경비병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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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살 식량은 여전히 부족

작년 농사도 황해도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흉작이었다. 황해도에서는 군량미를 더 차출한다는 소문이 돌아 농촌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

함북 회령시의 한 농촌에서는 협동농장에 소속된 가구마다 연말 분배몫으로 한 사람에 벼(조곡) 20㎏씩을 주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통강냉이로 주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실은 회령뿐만 아니라 함경도 지역의 다른 농촌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중국으로 나온 주민들은 “지난해 말 분배받은 식량으로는 올 4월을 넘기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올봄쯤이면 작년보다 더 심각한 식량난이 닥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작년 북한 당국은 일부 농장에서 개인농을 시범적으로 실시해 전국적인 범위에서 개인농이 실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시가 없는 상태이다.

협동농장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잉여토지나, ‘새땅찾기운동’ 등으로 새롭게 개간한 토지를 공장·기업소에 불하해 공장 근로자들에게 농사를 짓게 하려는 움직임이 지난해 초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이상의 조치는 없다.

개인 뙈기밭은 300평 범위에서 국가가 인정해주고 대신 토지사용료를 받고 있지만 감독관을 매수해 수천 평의 뙈기밭을 가꾸는 농민들과 근로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 극심한 전력난에 기관차 공장도 일 못해

전기가 부족한 북한에 최근 새로운 어려움이 하나 더 생겼다. 북한의 철도 노선은 거의 전철화돼 있다. 그런데 최근 전동차를 생산하는 기관차공장이 기관차를 제대로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북한 최대의 전기기관차생산공장인 평양의 김종태전기기관차공장이 잦은 정전과 자재부족으로 조업을 중단했다.

평양역을 비롯한 주요 열차역에는 부속품 부족으로 정비나 보수를 받지 못해 방치된 전동차들이 곳곳에 눈에 띄고 있다. 현재 평양~무산, 평양~청진~온성을 오가는 열차는 6~10일에 한번씩 다니고 있으며 심할 경우 보름에 한 번씩 운행되기도 한다.

정상적이라면 매일 1차례씩 운행해야 한다. 또한 유리가 없어 깨진 열차 유리창은 비닐로 막아 다니는 형편이다./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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