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는 돈거래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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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왕징의 한 은행지점 창구 앞에서 고객들이 입출금을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중국 현지 르포 … 베이징 ‘中國銀行’에 北계좌 인출 부탁했더니… 주요은행들 송·출금 업무 일부중단 담당직원 “언제까지 계속될지 몰라” 16일 오후 4시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중국은행 왕징(望京)지점. 마감 시각을 1시간 가량 남겨둔 탓인지 창구 앞에는 30명이 넘는 손님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앉아 있다. 북한에 곡물을 수출하는 무역업체인 S사 박모 사장은 이날 북한측 무역 파트너로부터 쌀·옥수수 등 곡물 수출대금 30만유로를 입금시켰다는 연락을 받고 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외환 창구의 직원은 박 사장에게 필요 서류를 건네주며 “이 서류를 작성해 선양에 있는 중국은행 거래지점에 팩스로 보내고 그곳에서 연락이 오면 인출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잠시 후 그 직원은 선양의 중국은행 담당자와 통화하더니, “선양 쪽에서 북한에서 보낸 돈은 당분간 인출할 수 없다고 한다”면서 “선양으로 직접 가서 알아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중국은행 선양지점에 직접 전화를 걸자, 담당 직원은 “13일부터 북한에서 입금된 돈은 인출을 중단했다”면서 “언제까지 중단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중국 주요 은행들이 북한과의 송금·출금 업무를 일부 중단하거나 제한하기 시작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북한과의 국경무역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단둥(丹東)의 중국 은행들 상당수는 최근 대북 송금과 입금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중국 단둥(丹東)의 중국은행 지점에서 북한의 친척에게 돈을 부치려던 A씨도 “불가능하다”는 외환거래 담당 직원의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주중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동북지방 일부 은행들이 대북 송금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 금융거래 제한은 미국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에 금융제재를 가한 뒤인 3월경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 내 대북 송금과 입금은 일률적으로 중단되지 않고 은행과 지점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소식통은 “정부 지시에 따른 일률적인 조치라기보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거래제한에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내 대북 무역업자들 사이에선 중국에 계좌를 만든 북한무역상의 계좌를 포함해, 북한과의 모든 거래 계좌가 동결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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