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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애원도 외면…수갑채워 북송
동지회 1086 2005-01-20 09:47:22
'살려달라' 애원도 외면…수갑채워 북송




김동식 목사의 경우 5개월전부터 치밀모의
일본인 탈북여성 “日가면 망신” 압송지령
국정원 직원 中공항서 납치계획 출국하는 바람에 모면

2000년 1월 중국 옌지(延吉·연길)에서 탈북자를 돕던 김동식 목사를 납치한 북한 납치조의 수법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치밀하게 사전계획을 세우고 역할을 분담해 순식간에 대상자를 납치하는 방식이다.

◆김동식 목사 납치

류영화(36)씨 등 납치공작조 7명은 범행 다섯 달 전인 1999년 8월부터 사전준비에 들어갔다. 북한 보위부로부터 지시를 받은 이후 모두 4차례의 사전 회의를 가졌다. 김 목사의 옌지 방문 일정을 파악하고, 납치 후 김 목사를 북한으로 데려가기 위해 중국 변방수비대장까지 매수했다고 한다.

납치 보름 전쯤인 1999년 12월 하순. 김 목사가 2000년 1월 중순 옌지시(市) 모 교회에서 강연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작전비용을 조달하고, 납치후 북한으로의 통로를 여는 것은 류영화씨, 납치에 쓸 영업용 택시 1대와 보안을 위해 한국어를 모르는 한족(漢族) 여자운전사를 찾는 일은 공범 남모씨가 맡았다.

납치 당일인 2000년 1월 16일 일당은 교회 앞뒤에 분산대기하면서 김 목사의 도주로를 차단키로 했다. 그러나 신도 200여명이 한꺼번에 교회에서 쏟아져나와 납치조가 당황하면서 계획이 바뀌었다. 오후 2시,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김 목사는 납치조가 미리 대기해놓은 택시를 탔다. 이때 납치범 2명이 택시 뒷문으로 함께 타면서 납치에 성공했다.

납치조는 옌지~룽징(龍井·용정)간 고속도로변 주유소에서 한족 택시운전사를 돌려보내고 김 목사를 자신들의 차에 옮겨 태웠다. 뒤처리를 위해 납치조 3명은 남고, 류씨 등 4명은 김 목사를 룽징시 삼합진으로 데려갔다. 이어 북한 보위부 지모 상좌로부터 “(북한으로) 넘기기 전에 보기 좋게 수갑을 채우라”는 지시를 받고 김 목사에게 수갑을 채웠다.

오후 4시30분, 납치조는 두만강변에 도착해 김 목사의 소지품을 검색한 뒤 김 목사의 양팔을 낀 채 얼어붙은 강을 건너 함경북도 회령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김 목사는 미리 대기하던 보위부 요원들에게 넘겨졌다. 납치조 4명은 김 목사가 가지고 있던 달러를 각각 500~700달러씩 나눠 갖고, 옌지로 돌아와 분배하고 남은 100달러로 납치 성공을 축하하는 잔치를 열었다.

◆탈북 일본인 여성 납치

1999년 2월 하순 중국 룽징시에서 납치조는 북한공작원 김모씨로부터 탈북 일본인 여성(61) 일가를 납북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북한보위부가 “이들 일가가 일본으로 가게 되면 나라 망신이니 무조건 체포해 압송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1960년대 북한 사람과 결혼해 북한에서 살던 이 여성은 1998년 남편이 죽자 시집간 딸과 외손녀, 아들, 며느리를 데리고 탈북해 일본으로 돌아가려던 중이었다. 류씨 등은 이번에도 김 목사 납치 때와 마찬가지로 차를 빌리고, 한국어를 모르는 한족 운전기사를 고용했다.

이 여성의 일가는 탈북 후 헤이룽장(黑龍江·흑룡강)성(省) 하이린(海林·해림)시에서 은신 중이었다. 이들의 은신처를 급습할 당시 납치조는 중국 공안(公安) 복장으로 위장한 상태였다. 이들 가족을 전원 체포한 뒤 수갑을 채워 입북지점인 룽징시 삼합진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착각한 이 여성은 “나는 일본여자다. 제발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며 애원하기도 했다. 이들은 납치조가 매수한 중국 변방수비대원이 열어준 통로를 통해 회령쪽에 대기하던 보위부 반탐(반혁명분자 및 간첩색출) 반장 윤모씨 등에게 넘겨졌다.

◆국정원 직원도 표적

우리 국정원 요원까지 납치를 시도했다. 납치조는 1999년 2월초 북한보위부 지 상좌로부터 조선족들과 연계, 반북활동을 펼치던 A씨를 잡아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북한 당국은 A씨를 한국 국정원 직원으로 지목했다. 며칠전 A씨와 연계해 반북활동을 벌이던 석모씨를 납치·북송한 공작조는 옌지시의 A씨 아파트 주변에서 잠복에 들어갔다.

석씨로부터 A씨가 옌지 공항에 남한사람 1명을 마중나간다는 것을 캐낸 공작조는 이 사실을 지 상좌에게 보고했다. “새로 (공항에) 나타난 남조선 놈까지 모두 잡아들이라”는 지 상좌의 지시를 받은 납치조는 공항에서 이들이 나오는 순간 납치하기로 하고 미행에 나섰다. 그러나 남한 사람을 마중나간다던 A씨가 비행기로 출국하는 바람에 이들의 계획은 미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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