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주권이 근로인민에게 있다고?' |
---|
'북한에서 주권이 근로인민에게 있다고?' 2001년 시작된 제7차 교육과정에서 한국 고교생은 1학년 때 국정교과서인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이수하고, 2-3학년 과정에서는 검정(檢定) 교과서인 ‘한국 근ㆍ현대사’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이에 의해 교육인적자원부가 검정한 교과서는 모두 6종. 출판사로 보면 금성출판사ㆍ대한교과서ㆍ법문사ㆍ천재교육ㆍ중앙교육진흥연구소ㆍ두산교과서가 그것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이 중 금성출판사 교과서가 전국 1천415개 학교 중 절반에 육박하는 701개교에서 교재로 선택하고 있다. 한국교과서가 지닌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탐색을 표방하는 지식인 모임인 ‘교과서포럼’이 창립식을 겸해 25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기념심포지엄에서는 이들 6종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융단폭격이 이뤄졌다. 대회 주제로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이대로 좋은가’를 택한 이 창립식에는 전상인(한림대)ㆍ신지호(서강대)ㆍ이대근(성균관대)ㆍ김일영(성균관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이에 대한 개별과 종합토론이 벌어졌다. 주목할 것은 발표자나 토론자 중 역사학 전공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사회학자나 경제사학자, 정치학자 등의 역사학 인접 연구자들이 ‘교과서포럼’ 뿐만 아니라 창립대회도 주도했다. 이날 네 발표는 발표자별 접근방식이나 소재는 달랐으나 결론은 같았다. 역사적 사실조차 엄청나게 왜곡하고 있는 데다 집필자의 이념적 성향에 따른 편향적인 해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거의 모든 교과서에서 친북성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전상인 교수는 “크게 볼 때 (현재의 교과서들에서는) 사실의 오류와 이념적 편향이 상호 인과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곧 사실적 오류 때문에 이념적 편향이 나타나고 이념적 편향에 따라 사실의 오류가 생겨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신지호 교수는 6종 교과서 중에서도 특히 금성출판사본이 지닌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신 교수는 6종 교과서 거의 모두에서 나타나는 노골적인 친북적인 성향과 함께 현직 대학교수와 현직 고교교사가 각각 3명씩 모두 6명이 공동집필한 금성교과서는 집필진 고교교사 3인이 참고서의 집필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념과 이권의 기묘한 결합”물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나아가 금성출판사 교과서의 경우 234쪽에서 북한의 헌법조문을 지문으로 제시한 다음, “현재 북한의 주권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객관식 문제를 상기하면서 “노동당일까 국가주석일까 고민하여 답을 맞춰 보려 했더니 정답은 근로인민이란다. 수령 절대주의 나라와 근로인민의 나라는 천지차이다. 54%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금성교과서를 방치하는 것은 7천만 겨레에 씻을 수 없는 죄악”이라고 덧붙였다. 이대근 교수는 “집필자세와 관련하여 가장 경계되어야 할 것은 필자의 설익은 이념이나 좁은 소견에 사로잡혀 주관적 역사해석에 흘러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이다”고 강조하면서 “이 점에서 현실의 6종 교과서의 경우,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대부분 엄청난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일영 교수는 나아가 금성교과서를 더욱 물고 늘어져 “연구보다는 (기존 연구성과를 짜깁기 해서) 풀과 가위에 의존하여 쓴 책 같다”고 혹평하면서 “전공자의 연구에 근거한 대안교과서의 출현을 기다린다”고 말했다./연합
신고 0명
게시물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