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등 ‘불량국가 9국’여행기 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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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여행전문 출판사 설립자 ‘론리 플래닛’토니 휠러 인터뷰… “북한은 스탈린주의 테마파크” “북한은 호러와 코미디를 오가는 스탈린주의 테마파크….” “언젠가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동상과 간판으로 꾸민 놀이공원을 보게 됐으면 좋겠다.” 세계 최대의 여행서 전문 출판사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의 설립자 토니 휠러(Wheeler·61·사진)씨가 최근 펴낸 ‘나쁜 나라들(Bad Lands)’에 실린 북한 단상이다. 휠러씨가 아내와 함께 유럽·중동·아시아 배낭여행을 했던 경험을 1973년 여행서로 펴내면서 시작된 ‘론리 플래닛’ 시리즈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600만권 이상 팔리고 있다. ‘나쁜 나라들’은 그가 북한을 비롯해 이라크·아프가니스탄·리비아·쿠바 등 아홉 군데 ‘불량 국가’를 돌아본 여행기. ‘론리 플래닛’ 본사가 있는 호주 멜버른에 사는 휠러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야말로 ‘나쁜 나라’ 9개국 중 가장 황당무계한 곳”이라며 “북한처럼 이상한 나라에는 가본 적이 없다. 북한 여행은 한마디로 ‘초현실적(surreal)’인 경험”이라고 전했다. 휠러씨는 “외부 세계로부터 비난받는 국가를 여행하고 글을 써야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던 차에 부시 미 대통령이 ‘악의 축’ 국가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발동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 5월 말 중국 베이징에서 영국인이 운영하는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 투어스’에 미화 2200달러를 내고 패키지 상품을 이용, 신의주·평양·백두산·개성 등을 2주간 돌아봤다. ◇ 론리 플래닛 제공 휠러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똥똥한 폭군(tubby tyrant)’이라 부르고 “젊은 시절의 아빠 모습을 꼭 닮은 김정남이 위조 여권을 지니고 일본 디즈니랜드를 구경하려 했던 사건은 한 편의 익살극”, “평양 백화점에서 너무나 한심한 북한제 자전거를 보는 순간 북한 미사일이 다른 ‘악의 축’ 국가에서 모조리 반품되는 건 아닌가란 상상을 해봤다” 등 간간이 유머를 섞어 가면서 북한을 비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미군 철수가 통일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등 논란이 될 주장도 펼치고 있다. 휠러씨는 책에서 나름대로 ‘악의 척도(Evil Meter)’를 만들어 점수를 매기고 있다. 쿠바는 10점 만점에 1.5점으로 가장 ‘덜’ 나쁜 나라로, 북한은 7점으로 제일 나쁜 나라로 꼽았다. “북한의 어떤 점이 가장 나빴는가”라고 묻자 그는 “핵무기 개발이라든지 테러행위도 나쁘지만 여행자에겐 평양이란 도시 자체가 심란했다”고 답했다. “도시 전체가 과시를 위한 거대한 진열장”이라고 평양을 평가한 그는 “북한에 다시 가보고는 싶지만 이제 책이 나왔으니 아마 입국 거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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