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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주장하다 사라지는 북한 고위층
동지회 2467 2007-05-21 10:35:16
박봉주 총리 4월 해임… ‘비날론 공장’으로
힘셌던 김달현 부총리도 갑자기 숙청, 자살

최근 해임된 박봉주 전 북한 내각 총리가 평남 순천 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행정책임자)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총리는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11기 5차 회의에서 해임됐다.

박 전 총리를 아는 한 고위 탈북자는 “그가 전형적인 관료임에도 좌천된 것은 개혁개방과 관련해 아랫사람이 올린 방안을 추진하다 김정일 위원장의 노여움을 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3일 박 전 총리가 1월 내각회의 때 기업들에 시급제와 일급제, 주급제 도입을 주장하다 자본주의 도입을 꾀한다는 비판을 받고 해임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 전 총리처럼 갑자기 평양에서 사라진 북한 고위 관료가 적지 않다. 김달현 전 부총리도 1992년 7월 경제대표단 단장으로 서울을 방문하고 돌아가 개혁개방을 주장하다 숙청됐다.

김일성의 외척과 결혼해 세도가 당당했던 그 역시 박 전 총리처럼 함남에 있는 2·8비날론공장 지배인으로 쫓겨 갔다. 그는 거기서 다시 “중소형 발전소로는 전력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김정일 위원장의 정책에 정면 도전했다가 검열단이 체포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2000년 12월 자살했다.

나선(나진·선봉) 경제특구사업을 총지휘했던 김정우 전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장관급)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한때 자본주의 시장경제 도입을 주도했지만 나선 특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측 유명 인사들을 함북 청진으로 안내한 것이 문제가 돼 결국 좌천당하고 행방불명 됐다.

그의 뒤를 이은 김문성 무역성 부상 역시 나선 특구의 외자 유치 문제 등을 총괄하다가 부패 혐의로 2002년 초 총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중반 시장경제 이론을 북한에 소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김일성종합대학 김수용 교수도 강연료 착복 혐의로 숙청당했다.

이처럼 최근 숙청된 북한 고위 인사 중에는 시장경제 도입 등 개혁개방을 주장하다 당한 경우가 많다. 이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고 앞서나가다가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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