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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탈북루트 그 현장을 가다/<1>대물림의 역사
REPUBLIC OF KOREA 관리자 2415 2007-06-29 17:32:16
新유랑민 탈북자 30만명 자유를 찾아… 지금도 목숨건 여정


▲ 함경북도 온성군 신전역 철도변에서 마을 어린이들이 모여 공놀이를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최악의 흉년으로 북한주민들이 기아에 시달리던 1990년대 중·후반 중국 전역을 떠돌던 수 많은 ‘꽃제비’들이 바로 이 또래의 아이들이었다. 두만강 반대편에서 바

세계 지도상 존재하지 않는 ‘제3의 한반도’. 북한을 이탈해 한국에 입국하지 못한 채 중국대륙과 인도차이나 반도 등을 떠돌고 있는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는 ‘임시거처’다. 벅찬 희망을 가슴에 품고 한국행을 택했던 탈북자들중 대부분은 타향에서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송환이라는 절망의 나락에 빠진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한시도 ‘한반도’로 향하는 한줄기 희망의 끈만은 놓지 않고 있다. 본보 탐사보도팀이 북중 접경지역인 두만·압록강부터 골든트라이엥글을 관통하는 메콩강, 태국과 라오스, 미얀마 등 3국을 잇는 탈북루트를 누비며 탈북자들의 고통을 체험했다. 그 현장을 ‘희망의 탈북루트, 그 현장을 가다’란 제목으로 10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 중국과 라오스, 베트남 등 북한과 수교를 맺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정보원 활동비 조달 등의 명목으로 외화벌이를 하는 다양한 종류의 ‘평양식당’이 파견나온 북한 직원들에 의해 직접 운영되고 있다. 연길 시내에 있는 북한 직영의 ‘유경식당’에서 한 북측 접대원?
‘도망치다 잡혀가거나 팔려가고…, 다시는 고향 한반도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들. 역사의 악순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민족은 근대역사의 수레바뀌 속에서 항상 약소국의 설움에 치를 떨어야만 했다.
청나라에 팔려갔다 되돌아온 누이들은 ‘화냥년’이 돼 끝내 목숨을 스스로 끊어야만 했다. 일제시대인 20세기 초엔 동북3성 일원이 중·일간 간도조약에 의해 중국에 편입되면서 우리동포는 ‘조선족’으로 전락했거나 러시아로 강제이주 당해 ‘까레이스키’란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조국은 아직까지 단 한번도 한반도를 벗어나 어렵게 살고 있는 우리 동포를 뜨겁게 품에 안았던 적이 없었다.
한겨례의 비극은 또 계속되고 있다.
국제열강에 의한 남북분단 이후 북한내 정치·사회적 탄압과 기아 등을 피해 탈출을 감행한 탈북자가 바로 그들이다.
대다수의 탈북자들은 지난 1990년대 말 김일성 사후 흔들리는 북한 정치경제 탓에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두만강과 압록강, 백두산 등 북·중국경을 넘었고, 결국 ‘신유랑민’으로 전락했다.
현재 탈북자중 50%가 넘는 높은 비율을 보이는 20·30대 여성들의 경우, 상당수가 인신매매에 의해 조선족·한족 등에게 팔려가고 있다.
또 북한 탈출 이후 중국과 라오스, 베트남 등지에서 단속을 피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숨어사는 탈북자 수는 많게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탈북자 관련 단체들은 현재 중국 등지에서 한국행을 준비하는 탈북자 수를 10만명 내외로 보고 있다.
신유랑민으로 전락한 탈북자들은 1990년대 말 심양 등지를 중심으로 한국행을 돕던 한국 선교사에 대한 중국 공안당국의 탄압이 본격화된 ‘장춘사건’ 이후, ‘탈북자 디아스포라(이산의 땅)’가 초래돼 중국 전역으로 흩어져 살고 있다.
이들중 일부는 중국 공안당국의 감시로 인한 불안한 삶을 끝내기 위해 중국인과 결혼하는 등 정착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중국대륙과 인도차이나에서 ‘제3의 한반도’의 시민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중국내 탈북자들은 지금도 한국행을 꿈꾸며 목숨을 담보로 중국대륙에 걸쳐 있는 탈북루트를 통해 베트남과 라오스, 미얀마 등을 경유, 태국에 첫발을 디딛는 험난한 여정을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유구한 5천년의 역사상 88올림픽 개최 이후, 정치·경제적으로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당대에 정부와 국민들은 탈북자들에 대한 구호활동에 소극적이다.
국내 탈북자들은 여전히 사회의 골치덩어리로 간주되고 있다.
일각에선 남북통일의 걸림돌로, 안보상 불안요인 등으로 보고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공안의 감시속에 단 한번도 맘 편히 다리를 뻗고 잠을 자지 못했던 그들을 국익을 저해하는 불순한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민족 역사 모순의 부산물인 탈북자 문제를 당시대에 해결하지 않은 채 이대로 외면한다면 역사적 비극은 고스란히 우리 후세에 되물림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강남대 김필영 교수는 “탈북자들이 지난 10여년간 감행해 온 북한 이탈은 고려인이나 조선족들이 한반도를 떠난 뒤 약소국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정치·사회적 상황과 유사한 공통점들이 많다”며“조속한 탈북자 등 동포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北탈출…마지막 생명선을 찾아서

‘산과 강을 따라 개척된 탈북루트, 그곳엔 삯풍에 금새 꺼질듯한 실날같은 희망을 붙잡은 탈북자의 애절함이 점철돼 있었다.’
본보 탐사보도팀은 삶과 죽음의 실루엣이 드리워진 탈북루트, 그 현장에 갔다.
탐사보도팀은 지난 4월23일 한국을 출발, 17박18일간의 여정으로 뻠舅湄湧?생명의 위험을 감내한 채 떠나는 탈북루트를 그대로 쫓았다.
북한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 연길부터 상해와 곤명 등을 잇는 광활한 중국대륙을 가로질러 라오스·미얀마·태국을 관통하는 메콩강 골든트라이엥글까지, 그리고 한국행을 위한 방콕 이민국 등의 현장 등이 바로 그곳이다.
취재팀은 탈북자들의 수없는 도강으로 북·중간 외교분쟁지로 주목받고 있는 두만강과 압록강을 따라 세워진 세관지역 삼합과 도문, 단동 등의 접경도시를 둘러 본 뒤 중국에 밀입국한 탈북자들이 중국국경을 넘어 라오스와 미얀마 등지로 빠져나가는 국경지대로 갔다.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기차나 위장된 트럭 등에 숨어 수십일씩 걸려 이동하는 라오스나 미얀마 국경지역으로 곤명서 20여시간 이상 차를 타고 가 국경 검문소 현장을 확인했다.
특히 중국과 라오스, 태국 등 6개국을 가로질러 도도히 흐르는 메콩강에서 탈북자들이 태국 입국을 위해 현지국가가 공식적 운행을 금지한 스피드보트를 6시간여 동안 타고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탈북행렬 외면한다면…민족불행의 대물림 초래”

“북한을 탈출하는 탈북행렬을 우리와 상관없는 것으로 간주, 우리 정부와 시민들이 외면한다면 후세들에게 또다시 민족의 불행을 대물림되는 폐해만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만난 강문호 목사(가명·42)는 “북한 국경을 넘어 한국행을 선택하는 탈북자 문제는 민족적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목사는 “본인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민족적 이동의 아픔은 우리나라 역사를 돌아 봤을때 까레이스키, 조선족 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수차례 반복됐다”며 “현재 탈북자들이 한반도를 벗어나는 일들을 그들만의 문제로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 목사는 “잡혀가고 팔려가는 약소국의 설움을 이번에도 극복 못한다면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역사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며 “남한은 지금 자신들의 풍요로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예전 동포에 대한 감정은 달라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강 목사는 지난 1999년 8월 장춘에서 중국의 검열이 심해지며 국제안전국에 의해 탈북자들 20여명을 돌봐주던 일이 적발돼 같이 활동하던 사람들과 서안·곤명·상해·천진·연길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강 목사는 특히 “정부는 일부 탈북자들이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한편 탈북루트가 다른 국가의 국경을 무단으로 통과하는 등 국제정치 이슈로 떠오르면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하는 입장”이라며 “결국 통일에앞서 탈북자 문제는 정부의 책임보다는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때 돌이길 수 없는 파국적인 결과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목사는 마지막으로 “먼저 탈북자들을 통해 우리와 얼마나 다른가하는 점을 체감해야 한다”며 “아무노력없이 하나가 되기는 힘든 상황을 냉정하게 인식한 뒤 충분한 준비를 통해 서로를 받아들여야한다”고 당부했다.



경기일보 2007-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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