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빚더미 위에 올라앉은 ‘요덕 스토리’ 정성산 감독 |
---|
조선일보 2007-07-07 15:27 [왜 그는] “돈이 무섭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돈 때문에 이런 고통을 당하다니…. 요즘, 정말이지 괴롭습니다. 다 제 탓이지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참상을 다룬 뮤지컬 ‘요덕 스토리’의 감독 정성산(鄭成山·38)씨의 두 눈에서는 금세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탈북자 정씨는 지난 1995년 국내 정착한 뒤 그 어느 때보다도 자본주의의 쓴맛을 제대로 보고 있었다. “며칠 전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는 한 교회에서 새벽기도회를 하고 있었지요. 신앙간증을 하고 있었는데 난데 없이 제 뮤지컬에 출연했던 배우가 한 명 나타났어요. 내용 증명을 보이면서 300만원을 갚으라고 소리치더군요. 교회가 발칵 뒤집혔지요.” 정씨와 배우 두 사람은 실랑이를 벌이다가 경찰서로 갔다. 정씨는 “반드시 돈을 갚을 테니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이런 식으로 경찰서에 간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1월부터 노동부에도 수차례 불려갔다. 배우들이 출연료를 주지 않는다고 고발했기 때문이었다. # “투자 약속한 사람들 하나같이 ‘다음 정권서 보자’ 발뺌” 그는 “요덕 스토리로 출혈이 심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배우와 스태프 등 40여명에게 줘야 할 돈이 2억5000만원이라고 했다. 30만원에서부터 600만원까지. 정씨는 ‘요덕 스토리’로 흥했다가 결국은 망한 꼴이 됐다. “뭐 이 바닥에서 공연 올렸다가 수억원씩 까먹는 것은 망한 것도 아니라는데…. 주위 사람들은 내막도 모르고 ‘내가 번 돈을 어디다 숨겨뒀다느니, 여자와 바람이 났다느니,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느니’, 온갖 소문을 내고 있어요.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요.” 정씨의 ‘요덕 스토리’는 지난해 3월15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공연을 시작하면서부터 화제였다. 공연 수입으로 6억원이 들어왔다. 총 7억원의 제작비가 들었지만 이 정도 결과는 흥행으로 평가 받을 만 했다. “여세를 몰아 지방공연을 성공시키고, 미국 공연까지 해야겠다는 욕심이 났지요. 당초 이 작품을 통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세계에 알리려 했기 때문에 반드시 미국 공연을 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서울 공연과 같은 기분 좋은 흥행은 오래가지 않았다. 곳곳에 암초가 있었다. 정씨는 서울 공연이 끝난 뒤 그 해 4월부터 7월까지 지방공연에 나섰다. # 미국공연·연장공연도 적자… 배우들 출연료 못줘 곤욕 “계약금 5000만원 달랑 받고 나머지 금액을 각 지방 공연 직전 받기로 했지만 못 받았지요. 예를 들면 7000만원 받기로 한 날 3000만원만 받는 식이었지요. 결국 2억1000만원을 못 받았습니다. 지방 도시 공연 때마다 기획업자와 시비가 붙었지만 공연은 해야 한다는 생각에 강행했지요.” 우여곡절 끝에 지방 공연을 마쳤지만 이미 심신이 다 지쳤다. 그는 서울 공연 수익으로 7월까지 배우들의 출연료를 해결하면서 간신히 버텼다. 하지만 서울로 돌아온 뒤에도 공연을 보겠다는 사람이 많아 그 해 8월 올림픽공원에서 연장 공연을 시작했다. “휴가철에 공연을 올린다는 것이 무리였는데 미처 이 생각을 못했지요. 공연장에 관객들도 별로 오지 않았고 이 때부터 출연료와 스태프들에게 지급해야 할 돈이 연체가 됐지요. 또 당시 1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사람만 믿고 미국 공연을 준비 중이었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안됐고…. 미국 공연을 강행했는데 이게 결정적인 패착이었습니다.” 그는 미국 공연을 위해 사채 4000만원을, 여자친구의 적금을 깨 2000만원을 가져다 썼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뉴욕에서는 극장 예약금을 못 내는 바람에 한인교회에서 공연을 했고, LA에서는 미국인 공연기획자가 공연허가가 불가능한 극장에서 공연을 올리려다 문제가 돼 한인교회에서 공연을 했다. 결국 두 곳 다 무료 공연이 됐던 것이다. # 탈북 여성 인권유린 고발하는 ‘평양 마리아’ 제작 나서 하지만 그는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LA타임스, CNN 등 미국 언론이 ‘요덕 스토리’의 내용을 크게 보도한 것에 만족했다. 북한의 인권 유린 실상을 세계에 알렸다는 자부심은 어디에 비교할 수 없었다. “국내 투자가들은 ‘차기 정권에서는 반드시 투자하겠다’며 정부 눈치만 봤습니다. 그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무서운가, 하늘이 무서운가?’라고 묻고 싶어요. 제 작품은 반공(反共) 뮤지컬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묻는 작품입니다.” 정씨는 지난 1월에도 공연에 도움을 주겠다는 재미교포를 만나기 위해 미국 시카고에 다녀왔다. 헛걸음이었다. 돌아와서는 너무 화가 나 자살까지 결심했다. 하지만 정씨는 지난 2월 탈북 여성들의 편지를 받고 중국을 방문해, 그들을 만난 뒤 재기를 다짐했다. 인신매매 조직에 잡혀 인권을 유린당하며 살고 있는 이들의 실태를 담은 ‘평양 마리아’ 제작에 나섰다. “매일 꿈에는 북한 모습이 현실처럼 펼쳐집니다. 돈을 벌어 북한 동포들을 구원하는데 쓰고 싶어요.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참 성공하기 힘든 곳이라고 해요. 그래도 주저 앉을 수는 없지요.” 요덕스토리 배우와 스태프 등 40여명에게 줘야 할 돈이 2억5천만원이다. 30만원부터 600만원까지. 정씨는 요덕스토리로 흥했다가 결국은 망한 꼴이 됐다. 미국, 연장 공연도 적자. 탈북여성 인권유린 그린 '평양 마리아' 제작 중. /최순호 기자 [정병선 기자 bschung@chosun.com]
신고 0명
게시물신고
|
정감독님은 이 소재로 크게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미리 알았어야 했는데,안타깝습니다.수요층이 일정하게 한정되어 있는데, 그것을 파악하지도 않고 될것이라는 믿음만 갖고,무대에 올리니 당연 빚더미에 올라 앉지요.어느 정도 했다 싶으면 더이상 욕심내지 말고,다른 소재로 옮겨가고 옮겨가고 해야 할 겁니다. 그것도 미리 투자금을 어느정도 확보해 놓고 하는게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예로 실미도때 영화가 흥행하니깐 실미도사건을 다시 되새겨 보고, 박정희의 독재체제로인한 문제점을 재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죠.
연극의힘도 물론 커야하지만 관객이적으면 어느정도 한계가 생기겠지요.
반면 영화가 국민정서를 제대로 자극하고, 공감대를 형성 시키고, 국내의 흥행을 넘어 국외로까지입소문 나간다면 사회적 문제점이 분명개선될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는 것! 참고해 주세요^_; 그리고 이번에 5.18관련 영화가 출시 되는데 전 시사회로받는데 아쉬운게 흥행 여부가 좀 미지수일것같다는 생각이, 시간적 제한도 고려했겠지만 영화가 5.18을 1/10밖에 표현을 못해준것같아요.이미 아는 사실을 허구와 섞여 재현한것같다는 느낌이..세트장만짓는데 30억 들었다는데 30%정도가 채워지지 못했다는 느낌을 개인적으로 들었는데요,다른 분의 평가도 참고하시고, 전에 흥행한 영화의 필수요소도 꼭 체킹하시며 다음엔 우리 북한 주민들의 진정한해를 비출수있는 요소중 하나가 영화(연극)이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