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리아 핵커넥션 의혹 증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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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07-09-17 03:17 미국은 ‘북한이 시리아의 비밀 핵개발 활동을 돕고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14일 확인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북한과 시리아의 핵 커넥션 의혹을 잇달아 보도한 데 이어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북한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설정한 ‘금지선(red line)’을 넘어서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북한과 시리아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앤드루 세멜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이날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에 외국 기술자가 다수 체류 중이며 시리아는 복수(複數)의 비밀 핵 프로그램 공급자와 접촉해 왔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통상 시인도 부인도 않던 관행과 달리 세멜 부차관보 대행이 첩보사안을 이례적으로 확인해 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시리아 이란 예멘 리비아에 미사일 및 관련 기술을 수출한 바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본격적으로 (북한과 시리아의 핵 기술 제휴에) 문제제기를 한다면 영변 핵시설 불능화 등 6자회담의 전개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이런 도발행위가 수면 위로 공개되는 것을 꺼려 왔으므로 6자회담의 흐름을 깨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6자회담 참석을 앞두고 14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외부로 유출한 핵 프로그램도 최종 신고대상”이라고만 말했을 뿐 이를 이번 회담에서 거론할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북한-시리아 핵 거래 의혹은 6일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 북부지방의 공장 등을 비밀 폭격한 것을 미군 당국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워싱턴포스트와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3일 시리아의 서쪽 지중해 항구도시 타르투스에 선박 한 척이 입항했다. 미 언론은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 배에 핵 관련 장비가 실려 있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 ‘화물’은 이후 시리아 북부의 공장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자에서 “이 공장은 농업기술 연구시설로 소개됐으나 이스라엘은 이 공장이 우라늄을 추출하는 시설이라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파이살 알 메크타드 시리아 외교부 부장관은 “(핵 프로그램 추진 보도가) 완전히 잘못됐으며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중동 정책이 파산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현지 언론인 ‘샴프레스’ 웹사이트가 15일 보도했다. 김명길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도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리아와의 핵 커넥션 의혹에 대해 “항상 하는 소리들”이라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보당국 일각에서도 시리아가 북한으로부터 핵 프로그램을 도입했을 가능성에 회의를 품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보란 시간이 흐르면서 판단이 바뀔 수 있으며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정보에 회의적인 당국자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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