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만 이용하는 1호驛 혜산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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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NK 2007-09-18 16:48 [발굴비화] 김정일 전용역 건설-폭파 수차례 반복 ▲1985년 완공된 후 5년만에 김정일 지시로 폭파된 혜산 옛 1호역 흔적 (구글어스 사진캡쳐) 북한 수해 이후 양강도 내 철도 운행이 지연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수해로 인해 함경북도나 평안도 일대의 철도 운행이 차질을 빚기 때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양강도에는 1년에 몇 차례씩 철도 운행이 지연되는 연례행사가 매년 반복됐는데, 그 원인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특각(김부자를 위해 건설된 휴양시설-초대소) 방문 때문이었다. 김 부자는 양강도 삼지연 일대에 특각을 지어 놓고 해마다 7월이나 8월에 피서를 왔다. 삼지연에 있던 김일성의 특각은 그가 사망하고 5년 후인 1999년에 폭파해버렸다. 김정일의 특각은 여전히 삼지연에 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은 김정일의 지방 순찰(1호 행사라 불림)이 있으면 며칠 전부터 철도에 대한 정밀 진단과 검열을 실시한다. 김정일이 이동하는 전날과 당일에는 다른 모든 열차 운행을 전면적으로 중지하기 때문에 운행 중인 기차도 꼬박 수십 시간을 정차해 기다려야 한다. 주변 지역 도로도 마찬가지다. 10시간 전부터 통제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이동이 금지되고 주변지역 장마당도 일부 패쇄시킨다. 김정일은 이러한 통제로도 부족해 양강도 혜산시에 자신의 전용열차만 정차하는 김정일 전용역을 건설해놓았다. 이 역에는 다른 기차가 정차할 수 없다. 김정일만 다닐 수 있는 1호 도로는 전국에 있지만 1호 기차역은 현재까지 이곳이 유일하다. 김정일은 전용열차로 이 역에 도착해서 차량으로 갈아타고 삼지연에 있는 특각으로 향한다. 김정일 전용 역을 세 번씩이나 옮겨 김정일 전용 역은 양강도 혜산시 검산동과 보천군 의화리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은 유사시에도 비행기가 폭격하지 못 할 정도로 좁은 골짜기에 위치하고 있다. 양강도 주민들은 이 역이 왕덕에 있지 않지만 통상 왕덕역이라고 부른다. 김정일 전용역은 최초 1985년에 지금 역에서 2km 떨어진 왕덕에 건설되었다. 이 역은 규모나 건설 자재에 이르기까지 도 소재지에 있는 혜산청년역보다 훨씬 뛰어났다. 규모도 웅장한 데다 내부 시설도 고급스럽게 꾸며졌다. ▲2차로 건설된 김정일의 전용역. 현재 군수공장으로 사용중(좌). 양강도 혜산에 있는 현재 김정일 전용역 위성사진(구글어스 사진캡쳐) 그러나 건설 후 몇 년이 지나 결정적인 문제점이 지적됐다. 김정일은 중국에서 이 역을 쉽게 관찰할 수 있고 유사시 비행기 공습이 가능하다고 불평을 늘어놨다. 김정일의 지시가 나오자 북한 당국은 1989년 신속하게 이 역을 폭파시키고 새 역사 준공에 나섰다. 폭파된 1호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일반주민들이 이용하는 검산역이 있었다. 이 역은 시설이 매우 열악해 교체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당국은 이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폭파된 1호역은 현재 흔적만 남아있다. 북한은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제 2차 혜산 1호역 건설사업을 벌였다. 위치는 현재(3차) 1호역에서 북쪽으로 2km 정도 떨어져 있다. 2차로 건설된 1호역은 현재 역보다 규모가 더 거대하고 특히 화려함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 역도 김정일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완공된 역에서 중국의 산 끝자락이 일부 보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역은 다행히 파괴 대상이 되지 않았다. 완공 후 바로 삼지연 정밀기계공장(95호 군수공장)이 이곳으로 옮겨왔다. 북한 당국은 즉시 세 번째 김정일 전용역 건설에 들어갔다. 1991년부터 1992년까지 1년만에 인력을 총동원해 지금의 위치에 더 크고 웅장한 1호역을 건설했다. 골짜기를 메우고 수백 미터의 다리를 건설하는 공사과정에 혜산시와 보천군, 운흥군에 있는 직장에서 인원이 대규모로 동원돼 공사에 투입됐다. 주말에는 혜산시 주민들까지 데려와 흙과 자갈을 나르게 했다. 혜산시 검산리와 보천군 의화리 주민들은 농사철에도 불려나와 공사장 인력으로 동원되어야 했다. 혜산 김정일 전용역은 평균 1년에 1회 정도 사용된다. 김정일은 해마다 피서철이면 전용열차로 이곳에 도착, 차량을 이용해 백두산관광도로라고 이름을 붙인 김정일 전용도로를 타고 삼지연 특각으로 이동한다. 이곳을 지키기 위해 호위사령부 소속 2개 분대 규모가 경계근무를 선다. 경계부대 이외에도 관리인들이 20여명 정도가 있다. 이들은 1990년대 중반에도 배급에 차질이 없을 정도로 특수한 신분을 자랑한다. 김정일이 방문하는 시점이 되면 주변 교통통제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동원돼 대대적인 환경미화 작업을 벌인다. 김정일은 국가 자원을 자신의 전용역을 건설하고 파괴하는 데 탕진하고 방문 때마다 주민을 혹사시킨다. 김정일 전용역은 건설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수령절대주의의 폐해를 보여주는 전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성휘 기자(자강도출신, 2006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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