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이들의 '제사놀이'와 '총살놀이' 아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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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NK 2007-09-21 14:53 추석에 제사놀이 유행…'공개총살 놀이화' 충격 북한 어린이들은 추석날 무슨 놀이를 하면서 보낼까? 북한에는 컴퓨터가 보급되지 않고 놀이공원 같은 곳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70∼80년대처럼 딱지치기나 술래잡기 같은 놀이를 즐긴다. 그러나 식량난을 거치면서 북한 아이들에게 새로 유행한 놀이가 있다. 바로 제사놀이와 총살놀이다. 지난해 국내 입국한 신의주 출신 탈북자 김하연(가명34세) 씨는 추석이 되기 전부터 어린이들 속에 유행되는 놀이는 ‘제사놀이’라고 했다. 어른들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 놀이에 끌어들이는 재주가 아이들에게 있다지만 처음에는 북한 주민들도 놀랐다고 한다. 김 씨는 “추석이 가까워지면 아이들이 동네에 다니며 땅을 파서 흙을 쌓아 묘처럼 만들고 부모님들을 흉내 내어 엎드려 절을 하는 놀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면서 “가관인 것은 묘 앞에서 통곡하는 아이들의 놀이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오죽했으면 동 사무소에 제기되고 인민반 회의에서까지 ‘부모들이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이 잘못된 놀이를 못하도록 단단히 타이르라’고 지적하겠는가?”라고 했다. 봉분 만들어 성묘하고 통곡하는 제사놀이 이 제사놀이가 언제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없던 제사놀이가 생겨난 것은 성묘 문화를 이어가려는 행위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김 씨는 “1990년대 중반 주민들이 때로 굶어가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장례문화를 놀이로까지 만든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어린이들의 놀이가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제사놀이뿐만 아니다. 2000년대 들어 북한에서는 아이들이 집단 혹은 개별적인 공개처형을 본떠서 만든 ‘총살놀이’라는 새로운 놀이가 퍼졌다고 한다. 양강도 혜산 출신 탈북자 조경철(가명40) 씨가 전하는 이야기는 사뭇 충격적이다. “어느 날 갑자기 직장에서 퇴근하여 집에 오는데 아파트 창고 밑에 여섯 일곱 명의 아이들이 한 줄로 서 있는 것을 봤습니다. 저는 무슨 줄을 세우고 술래잡기라도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앞에는 나무막대기를 손에 든 아이 세 명이 서있었습니다. 근데 아이들이 나무 막대기를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고 조준을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제가 뭐를 하나 다시 살펴보니 총을 든 아이들이 입에서 ‘탕, 탕, 탕’ 총소리가 나자 창고 앞에 섰던 아이들이 한 명씩 쓰러지는 것 아니겠어요. 제가 너무 놀라 ‘이 놈들’ 하니까 아이들이 부리나케 도망을 갔어요.” 집단총살 뒤부터 아이들 사이에 유행 당시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던 부모들이 아이들을 보고 소리를 지르고 지나가던 늙은이들이 혀를 끌끌 찼다고 한다.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총 싸움’ 놀이도 아니고 사람을 총살시키는 놀이에 어른들은 크게 놀랐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직장에 가서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전했더니 동료들이 그런 놀이를 이제 봤냐며 오히려 조 씨를 보고 웃었다고 한다. 평안북도에 거주하는 내부소식통은 19일 기자와의 문자 통화에서 “요새 아이들도 총살놀이를 한다. 총소리가 자주 울리니 말려도 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총살놀이는 1998년부터 2002년 사이 북한군 보위사령부가 전국에서 집단총살을 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공개처형은 건국 초기부터 이어져왔지만 요즘처럼 빈번하게, 때로는 집단총살 형태로 이루어진 것은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부터다. 김정일은 1995년 6월부터 ‘총소리를 울리라’는 지시를 내리고 공개총살을 통한 공포정치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1998년부터 2002년 사이 이루어진 공개처형은 사회 안전부가 한 명 혹은 두 세 명씩 처형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보위사령부는 한번에 10명 이상씩 세워놓고 총살했다. 당시 어린이들 속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총살놀이가 북한 기성세대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고 한다. 이러한 놀이는 평양에까지 보고돼 엄격히 막으라는 내부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각 지역 인민반 회의를 통해 “어린이들속에 나타나고 있는 비현실적인 놀이”들을 금지시키라는 교양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놀이문화가 발전하지 않고 공개총살이 계속되는 현실에서 어른들이 막는다고 막아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판단이다. 문성휘 기자(자강도출신, 2006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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