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인생들…南출신 '의용군'의 구겨진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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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NK 2007-10-30 09:57 [탈북자 스토리]죽지못해 살아…南도 北도 관심없다 2000년 6.15와 지난 10월 4일 두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이 말도 못꺼낸 의제가 국군포로, 납북자 송환 문제다. 북한 당국은 납북자, 국군포로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원해서 북한에 온 '의거 입북자'라고 강변한다. 이것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은 다 알지만 북한 당국이 끝까지 오리발을 내미는 한 현실적으로 어쩔 도리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남한정부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때로는 협박하고 때로는 당근을 주며 계속 남북간 정식 의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도 '비전향 장기수를 돌려보내라'며 수십년간 요구해와 이를 관철시킨 예가 있다. 북한에 사는 남한 출신들은 크게 세 부류가 있다. 첫째, 해방과 전쟁을 전후하여 자진 월북한 남로당 출신, 그리고 똑같이 전쟁 시기 남한 지역에서 인민군에 징집된 ‘의용군’ 출신, 둘째 전쟁시기 납북자 및 국군포로, 셋째 납북 어부 등 전후 납북자들이다. 여기에서 자진 월북한 남로당 출신들에 대해서는 현대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쟁 시기 인민군에 의해 '의용군'이라는 이름으로 징집된 사람들, 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의용군'이 된 사람들이다. 이들이 북한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당 6과에서 관리…대부분 죽지 못해 살아 서울 왕십리가 고향인 최금룡(가명, 76세)씨는 18세 때인 1950년 9월 인민군에 징집된 의용군 출신이다. 현재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살고 있는 최 씨는 밤에는 직장 경비를 서고 낮에는 동네를 다니며 깨진 그릇이나 장화 같은 것을 땜질해 주고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최 씨에게 ‘서울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임명장이 있다. 북한은 1980년대 초부터 '통일'을 대비하여 남한출신 간부 명단을 작성하고 그들에게 임명장을 미리 발부한 적이 있다. 북한에서는 이들을 ‘남조선 출신 비준간부’, 일명 '6과 대상'이라고도 부른다. 조선노동당 6과(남한의 이북 5도청과 비슷함)는 의용군이나 남로당 계열의 남한 출신들을 통제·관리하는 부서이다. 북한은 1년에 두 번씩 6과 회의를 열고 임명장을 받은 남한 출신들에게 통일에 대비한 정치교육을 시키고 있다. 대부분 70대 후반인 그들은 지금도 ‘남조선 괴뢰’들 때문에 통일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최 씨의 경우에도 가끔 ‘미국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문’ ‘남조선 괴뢰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이라는 글을 가지고 나와 직장의 지배인(사장)과 초급당 비서에게 편지를 보내달라고 제기한다. 그러나 이들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한마디로 '웃긴다'는 눈으로 본다. 5,60년대 남로당 출신들이 대거 숙청될 때 남반부 출신들은 대부분 정치적으로 거세되었다. 물론 의용군 출신들 중에 북한에서 일정한 지위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에 성공한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의용군 출신 전체를 보았을 때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극심한 생활난으로 죽지 못해 산다. 자강도 낭림군에 살고 있는 월북자 차명순(가명) 씨는 전쟁중 인민군이 후퇴하면서 친오빠와 함께 의용군에 자원입대했다. 그의 아버지가 남로당 당원이었다. 차 씨의 오빠는 국군과의 전투에서 사망했고 차 씨는 인민군 간호사로 있다가 전쟁 후 북한에서 아버지와 만났다. 차 씨는 대학교수로 복무하는 남로당 출신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1967년 김일성의 지식인 대탄압 정책인 '5.25 교시' 이후 1970년대 초 남조선 지식인 계급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벌어지면서 차 씨 가족은 평양에서 자강도 낭림군으로 쫓겨났다. 아버지는 ‘반당 반혁명 종파분자’로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 이후 소식이 끊어졌다. 대학교수로 있던 차 씨의 남편은 임산사업소 노동자로 일하다 병으로 사망했다. 차 씨에게는 곱게 생긴 딸 셋이 있었으나 이른바 '종파분자'의 가족이라는 출신성분 때문에 시집도 못 보내고 있다가 북한에서도 가장 출신성분이 나쁜 '치안대'(국군의 북한 수복시 현지에서 치안유지대원으로 고용된 사람들)출신 가족의 자식들과 결혼했다. 이것이 남조선 출신 '의용군' 가족들의 일반적인 삶이다. 문성휘 기자(자강도 출신, 2006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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