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변하게 하는 희망 나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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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07-12-29 21:14 [머니위크]나눔, '탈북자 MBA과정' 등 지원 조영탁 휴넷 대표 2년 전의 일이다. 경영교육전문기업 휴넷의 조영탁(42) 대표는 그 당시 통일부의 후원을 받아 탈북자를 대상으로 '북한이탈주민MBA베이직 과정'을 운영 중이었다. 피붙이 하나 없이 남한에 정착하느라 고군분투하는 탈북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많은 탈북자들이 휴넷의 'MBA과정'에 관심을 가졌고 교육을 받았다. 5개월여의 MBA과정이 끝날 무렵 탈북자 중 한 사람이 조 대표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북한에 있을 땐 자본가는 다 도둑인 줄 알았습니다. 남한에 내려와 대학 교육까지 받았지만 누구도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저에게 제대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휴넷 덕분에 자본주의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됐습니다. 진정으로 새로운 인생을 꾸려갈 자신을 얻었습니다." 조 대표는 아직도 그 감사의 말을 듣던 순간 느꼈던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제가 그때 그 탈북자의 표정에서 본 것은 '희망'이었습니다. 교육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그때 얻었습니다. 교육이 사람을 바꾼다는 게 분명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꾸준한 교육은 분명 사람을 바꿉니다. 그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 그렇게하면 다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바뀔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을 일구어 가는 것이 저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착한 경영이 성공을 부른다. 자리이타(自利利他). 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결국 나 자신도 이익을 얻게 된다는 이 말은 조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1999년 조 대표가 휴넷을 설립한 취지 또한 다름아닌 '자리이타'였다. 조 대표는 88년 금호그룹에 입사해 현장 경험을 쌓으며 95년 서울대 경영대학원에 진학, 경영전략을 전공했다. 회사 생활과 대학원 생활을 병행하기가 녹록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느낀 점이 많았다. 그는 특히 스스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막상 자기계발이 가장 필요한 직장인들에게 전문적인 경영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대학원에서 경영전략을 공부하면서 90년대 초반부터 지속가능한 성장, 행복 경영 등을 다룬 이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국내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인식이 미미했지만 세계적으로는 이미 CSR을 통한 기업의 이미지 제고 사례가 각광받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먼저 깨닫게 된 CSR의 중요성과 같은 선진 경영전략을 다른 분들에게도 나눠주자는 것이 휴넷의 시작이었습니다." 휴넷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경영과 리더십 교육을 제공하는 벤처기업이다. 바쁜 직장인들이 짬을 내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 MBA등의 전문 프로그램으로 직장인들의 '자기 계발'을 돕는가하면 비전 교육으로 삶의 목표를 제시해 주기도 하고 인적 네트워크 구성으로 자신의 일에서 필요한 사람들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교육이란 단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무엇을 가르치는 형태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저희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수강생들이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조언자 역할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제가 일방적으로 수강생을 '교육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가진 자산을 수강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렇게 맺은 신뢰가 또 다시 저의 자산이 되는 일종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죠." 진정한 '자리이타'가 실현되는 선순환적 구조. 조 대표가 꿈 꾸는 '나눔'의 모습이다. 그는 사회가 발전할 수록 이 같은 선순환적 구조를 이끌어내는 '착한 경영'이 더욱 주목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세상은 자본과 같은 유형자산이 성공의 척도가 되는 시대를 지나 기업 브랜드와 같은 무형자산이 강조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경영을 공부하면서 깨닫게 된 건 '기업도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입니다. 단지 단기간 큰 수익을 거두고 그만 둘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성장해가는 기업 운영을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의 힘을 깨달아야 합니다. 브랜드, 인적자원, 비전, 고객과의 신뢰 등 무형자산은 앞으로 더욱더 그 중요성이 커질 것이고요. 또 이런 무형 자산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는 것입니다. 유형자산처럼 나눠주면 내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건너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눠줄수록 저에게 더 큰 보답으로 돌아온다는 거죠."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도 알게 하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역시 마찬가지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 조 대표의 생각이다. 단지 보이기 위한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최고의 자산을 기꺼이 남과 나누고 그 속에서 서로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이야말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발전 전략이다. "단지 이론적인 얘기만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영전문가들이 고객만족도를 결정하는 3요소로 제품의 품질, 고객 서비스와 브랜드 이미지를 꼽습니다. 그 중 지금 시대는 브랜드 이미지는 그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시점이고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사회적 명성이 높고 브랜드 이미지가 좋을수록 제품의 구매 의향이 4배 정도 증가한다고 합니다.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연구 결과에서도 증명이 된 셈이죠." 때문에 조 대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데도 긍정적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다'는 것은 옛말. 이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은 물론 모두가 알 수 있게 소문을 내서' 선순환 고리의 출발점으로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전에는 좋은 일은 남모르게 하라는 것을 강조했잖아요. 하지만 지금 시대가 필요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더 이상 '숨어서 하는 좋은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 각계각층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분들께 당당하게 도움을 드릴수록 다음 기회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또 다른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또 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모범이 돼서 다른 분들의 나눔활동까지 유도할 수 있으니까요." 휴넷이 창업 초기부터 꾸준히 시행해 오던 사회공헌활동을 새롭게 재조직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휴넷은 탈북자 MBA과정 지원,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합 2007년 '오렌지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제공으로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겠다는 조 대표의 신념과 노력이 묻어난 결과였다. "사실 '오렌지 프로젝트'는 오래 전부터 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결심'이었습니다. 제가 사회적으로 성공을 이루게 된다면 그 모든 것이 다 '남들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니 그 도움을 되돌려 드리는 게 당연하다 여겼습니다. 이제 정식으로 그 출발선에 서게 됐으니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갖고 있는 지식을 나눠드리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교육이 사람을 바꾸고,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휴넷의 '오렌지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과학고 등과 연계해 리더십 교육을 중심으로 실시되는 '차세대 리더 양성'과 장애인, 복지기관, 미취업자 등에게 제공되는 '소외계층 교육 지원' 사업이다. 휴넷은 해마다 매출액의 3%를 이와 같은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하고 있다. "처음 '매출액의 3% 지원' 계획을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부터 보입니다. 일반 기업의 사회공헌 투자 비용에 비해 그 규모가 큰 것만큼은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오렌지 프로젝트'는 경영교육전문기업 휴넷이 늘 해오던 '온라인 교육 사업'을 그대로 연계한 사업입니다. 인프라나 교육 프로그램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는 만큼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나눔활동인 셈이죠. 3% 지원이 가능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수치상으로는 큰 액수지만 휴넷의 내부 리소스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니 막상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남들이 놀랄만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그의 말투에 겸손함이 묻어난다. 조 대표는 "막상 오렌지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니 안타까울 때도 많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저희는 많은 분들을 돕고 싶어 시작한 사업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막상 도움을 드리겠다고 제의를 해도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교육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해 준다니 '공짜'라는 데 불안감을 품고 혹 사기는 아닌지 의심하시는 경우도 많고요." 그럴 때마다 힘이 들 법도 한데 그는 "힘드니까 더 재미있지 않냐"며 되레 반문한다.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불신 분위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클수록 '오렌지 프로젝트'와 같은 사회공헌활동이 얼마나 필요한지 더욱 절실히 느끼곤 한다는 것.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오렌지 프로젝트'라고 이름붙이긴 했지만 나눔을 위한 특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제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업무 입니다. 저 자신을 위해 공부하고 그 지식으로 남을 도울 수 있고 또 그 도움이 저에게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는 '일석 삼조'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 5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오렌지 프로젝트'는 계속 발전해 갈 겁니다." '교육이 사람을 바꾸고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는 조 대표의 믿음이 세상에 뿌리내리는 그날 우리가 만나게 될 '좋은 세상'을 그려 본다. 이정흔기자 viva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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