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 40가족 '설 선물' 영상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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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8-02-05 15:47 남측 이산가족들, 피해의식 때문인 듯 참여기피 사례도 심규석 기자 = 서울과 평양, 금강산에서 상봉했다가 다시 생이별했던 남과 북의 이산가족이 각각 20가족씩 교환한 영상편지가 이르면 설 연휴에 해당 가족에게 배달될 것으로 예상돼 좋은 설날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적십자사는 이번 영상편지 시범교환 이후 분기마다 30가족씩의 영상편지를 교환한다는 제9차 남북 적십자회담 합의를 재확인함으로써, 그동안 대면상봉을 했던 이산가족중 매년 120명이 영상편지를 통해 상봉 후 안부를 전할 수 있게 됐다. 5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CD나 비디오테이프로 제작된 10∼20분 분량의 영상편지는 거주지 주변의 전경을 보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북측 가족을 애달프게 그리워하는 당사자의 말, 헤어지기 전에 찍었던 사진 설명, 이산가족 상봉 당시 시간이 없어 미처 하지 못했던 얘기, 가족 소개, 또 다시 만나자는 안부인사 순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북측에 전달한 남측 영상편지의 내용으로, 한적은 북측에도 이 같은 내용으로 영상편지를 구성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북측 영상편지도 유사하게 짜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적은 북측이 전달해 온 영상편지를 남측 이산가족 연락처와 주소지 확인을 거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당사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2000년대 들어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6.15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8월 1차 상봉 이래 지난해 10월 제16차 상봉까지 이뤄졌다. 영상편지 시범교환에 참여한 남측 이산가족은 이가운데 2004년 3월 9차 때부터 2006년 3월 13차까지 비교적 최근 상봉자 중심인 데 비해 북측은 절반인 10명이 1, 2차 상봉자들이다. 한적 관계자는 "북측의 경우 평양에 살거나 거주환경이 좋은 이산가족들을 중심으로 영상편지를 제작하다 보니 1, 2차 때 상봉자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측은 6.15정상회담 직후 상봉했던 이산가족들의 일부가 사망했거나 나이가 많이 드셔서 영상편지 제작을 거절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것. 특히 일부 이산가족들은 평양과 금강산 등에서 북측 가족들과 얼굴을 맞대고 2박3일을 보냈음에도 남북 분단에 따른 피해의식 등이 남아 있는 듯 영상편지 제작을 꺼렸던 것으로 알려져 분단의 그늘은 여전함을 보여줬다. 한적 관계자는 "연령과 지역 등을 고려해 100명이 넘는 이산가족들에게 영상편지 참여 의사를 타진했었는데, 당일은 동의했다가 이튿날 전화를 걸어와 개인사정을 이유로 불참하겠다고 번복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영상편지 제작에 참여한 북측 이산가족 중에는 남측의 이산가족 상봉관계자들이나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들에겐 익숙한 이름이 다수 포함돼 있다. 2000년 8월 1차 상봉 때 일제 식민통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드러낸 종군위안부 및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대책위원회 상무위원인 김덕호(81)씨, 조선중앙은행 부기담당 간부를 지낸 김정태(79)씨, 수도건설연합총국 4.15건설사업소 고문으로 일하는 '노력영웅' 로영근(75)씨, 노동신문 논설위원을 지낸 전기홍(75)씨, 김책공업종합대학 강좌장인 하재경(72)씨 등이 1,2차 상봉 때 북한 언론엔 물론 남한 언론에도 많이 소개됐었다. 또 2000년 11월 2차 상봉 후, 남측 친지가 사망자로 돼 있던 호적 기록에 대한 정정신청을 해 남한 언론에 보도됐던 김재호(72)씨도 이번에 영상편지를 통해 남측 가족에게 안부를 전해 왔다. 한적 관계자는 "영상편지는 가족과 고향의 생생한 모습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고, 대면상봉 행사와 달리 대상 가족의 구성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남북 이산가족의 간접상봉을 확대하고 기 상봉자의 재교류를 실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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