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산 군(郡) '미녀 탈북브로커' 스캔들로 초상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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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8-02-11 02:58 '이산 상봉' 장사로 蓄財 30대 黨·軍 간부에 뇌물… 조사 피해 작년 체포된 후 비호세력 자백… 관련자 많아 郡기능 마비될정도 최근 중국과 접하고 있는 북한의 함경북도 무산군이 한 30대 여성의 '권력형 스캔들'로 군(郡) 전체 기능이 마비될 정도로 떠들썩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북한 내부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장본인은 무산에 사는 김모(35)씨다. 김씨는 당과 군(軍) 고위간부들의 비호를 받으며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브로커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탈북자들은 김씨가 특히 국군포로와 가족들의 탈출을 도왔고, 남북한의 이산가족을 중국 등지에서 만나게 해주며 막대한 재물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 북송된 국군포로 한만택씨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10여 명의 국군포로들이 탈북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국군포로 등의 탈북은 위험부담이 커 한 명당 3만~4만달러까지 브로커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했다. 김씨는 이처럼 모은 돈으로 당과 군 간부들에게 뇌물을 줘 조사를 피해왔다는 것이다. 무산군 출신의 한 탈북자는 김씨가 평소 지인들에게 "내가 모든 간부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며 위세를 부렸다고 말했다. 한번은 이산가족 상봉을 주선하다가 현장에서 체포됐는데 다음날 곧바로 풀려난 적도 있다고 한다. 뛰어난 미모를 겸비한 김씨는 돈으로 매수가 안 되는 간부들에게는 육탄공세를 벌인다는 소문도 파다하다고 탈북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2006년 초 평양 보위부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군포로들이 연이어 탈출에 성공하자 무산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에 들어갔고 작년 6월쯤 김씨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평양 보위부에도 각종 연줄을 동원, 조사를 피하려고 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강력한 지시로 성공하지 못하자 그동안의 비호 세력들을 하나 둘씩 자백하는 바람에 대형 스캔들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김씨와 연루된 무산군 고위간부들은 결백을 입증하려 하고 있지만 김씨의 자백이 있었던 데다 워낙 많은 다른 비리들이 얽혀 있어 군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라고 탈북자들은 말했다. 김씨는 현재 사형 선고를 받고 공개처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북자는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제2의 우인희 사건으로 부르면서 고소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인희 사건이란 1970년대 북한의 최고 영화배우인 우씨가 다수의 고위공직자들과 성적 관계를 맺은 것이 탄로나 공개처형당한 사건을 말한다. 강철환 기자 nk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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