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쌀 인민군대에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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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북한방송 [다시듣는 탈북자이야기] 2008-02-14 남한쌀 인민군에 가는거 당연한 거 아닌가? 정부에서 대북 식량차관 형식으로 매년 북으로 보내지는 식량이 50만t 가량이라고 한다. 이렇게 북으로 들어간 쌀의 대부분이 노동당 간부들에 의해 장마당으로 새거나 인민군의 전투식량으로 소비된다는 증언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던 차, 함경남도 단천역에 정차해 있는 화차에서 군인들이 “대한민국”마크가 선명한 쌀을 트럭에 옮겨 싣는 장면이 비디오에 담겼고, 이는 곧 주간동아 9월 12일자에 소개됐다. 남측이 제공한 쌀이 북측 주민에게 배급되도록 내각 산하의 “수매양정성”만 다룰 수 있도록 명기했다는 대북지원 합의서, 그래서 “별 문제 없다”던 정부 측 관계자들에게는 아픈 그림(동영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2005년분 식량 차관 50만 t의 인도사업을 (지난해 7월부터)올해 2월까지 마치면서 20차례 모니터를 실시했다는 통일부 관계자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한 탈북자의 이야기도 아래에 소개한다. 문: 북한에 있을 때 군인이었나. 답: 그렇다. 좌급 (령급)군관이었다. 문: 북한군 식량공급 과정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나. 답: 2001년부터 2002년 사이 인민군 후방총국 산하 514 관리소에 근무한바 있다. 514 관리소는 인민군의 각 단위에 군수물자를 제외한 각종 보급물자를 전진공급하기 위해 각 도, 시, 군에 설치된 후방총국산하 軍(군) 기관이다. 문: 군수물자를 제외한 각종 보급물자라고 했다. 어떤 것들이 포함되나. 답: 식량과 기름, 된장 간장에서부터 육류와 물고기 등 군인들에게 배급되는 일체의 보급물자를 말한다. 하지만 1989년부터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거의 모든 부식물들은 군부대 자체공급체계로 전환되고 식량과 소금 같은 필수물자만 514 관리소가 담당하게 됐다. 문: 전진공급은 또 무언가. 답: 북한군의 식량과 식품 공급체계는 사회배급체제에서 분리된 관계로 별도의 공급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름하여 전진공급 체계라고 하는데, 중앙과 각 도, 시, 군의 기존 공급체계에 우선 접근하여 식량과 물자를 배급받고 이를 각 군부대 단위에 공급하는 체계를 말한다. 문: 중앙과 각 도, 시, 군의 식량공급체계라 함은? 답: 중앙에는 내각 산하 “수매양정성”이 있고 각 도, 시, 군들에도 “수매양정사업소”가 있다. 북한 내각의 26개성 중 하나인 수매양정성은 식량의 수급 및 분배를 맡고 있는 부서이며 산하에 도, 시, 군 수매량정사업소를 두고 있다. 이러한 기관들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배급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동시에 인민군의 식량공급도 맡고 있다. 문: 주민들과 인민군의 식량공급계획을 함께 수립하고 집행한다는 말인가. 답: 무슨 소린가. 전진 공급체계라고 했다. 군인공급이 최우선이다. 중앙과 각 지역의 514관리소가 공연히 있는 것 아니다. 514 에는 중앙 군사위원회의 공인이 박혀있는 “지도서”(군부대 식량을 우선 보급하도록 서문화 되어있는 전표)가 1년분으로 확보되어 있다. 중앙 군사위원회의 명령서와 같은 “지도서”를 들이미는 사람에게 어느 “수매양정사업소”가 쌀을 안 내어줄 수 있겠는가. 더구나 지방의 514관리소 사람들도 군복을 입고 있으니, 분위기가 살벌하다. 문: 지금은 지방 배급소들에 쌀이 없어 주민들에게도 공급하지 못한다고 한다. 아무리 군인들이 우선이라고 해도 쌀이 없는데야 514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답: 지방의 “수매양정사업소”에 쌀이 없다고 군인들 식량배급을 중단하겠나. 어떤 일이 있어도 514관리소는 해당 군부대에 공급할 식량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 인민군 중대와 대대, 연대의 후방장교들은 지역의 “수매양정사업소”에서 쌀을 받아오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지역 514관리소에서 배정된 식량을 타다가 군인들을 급식시킨다. 514에 쌀이 없으면 군인들을 굶겨야 한다는 말인데, 이건 말도 안 된다. 지난 1996년 중반, 이른바 식량위기가 북한에 도래했을 때 7군단 지역의 514에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해 관계자들이 군인들 “풀죽 먹였다”는 죄로 철직된 사례가 있다. 문: 그럼 어떤 방식으로 군인공급용 식량을 해결하는가. 답: 중앙 군사위원회에서 발급된 식량공급 “지도서”를 가지고 어디에선들 식량을 확보 못하겠는가. 자기 지역에 쌀이 없으면 타 지방에 가서라도 해결해 온다. “지도서”는 제한된 구역이 없으며 중앙용과 지방용이 따로 없다. 쌀이 있고, 쌀이 분배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통한다. 지방의 “수매양정사업소”는 중앙에서 공급되지 않으면 그만이고, 혹시 국제사회에서 지원된 식량이 있으니 받아가라고 해도 운수수단이 없어서 받아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514는 다르다. 국제사회나 남조선에서 보내오는 식량이 남포항이나 원산항에 있다고 하면 단숨에 달려가 군인공급용 쌀을 확보한다. 정당한 지도서가 있기 때문에 중앙에서도 공급하지 않을 수 없다. 문: 이번 동영상과 관련해 무슨 생각이 들었는가. 답: 북한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을 가지고 왜 그렇게 떠드는지 모르겠다. 어느 힘 있는 지역 514에서 쌀을 빵통(화차)으로 실어가고 있고, 당연히 군 인들이 동원되어 경비 및 호송을 담당하는 것 같다. 저렇게 열차로 실어가는 식량은 최종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이라도 지역의 해당 군부대들에 공급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식량이 남아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군부대 후방군관(장교)들도 514군관들과 로비를 벌이는 등, 앞 다투어 자기 부대의 식량을 확보하고 있다. 문: 더 할 이야기 없나. 답: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도 이러한 인민군 공급체계를 알고 주었으면 한다. 거짓말에도 한계가 있지 않나. 선군정치를 하는 북한에서 군인공급이 우선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사실인데 “수매양정성”만 지원된 식량을 다룰 수 있도록 합의 했다니 눈감고 아웅 하는 식이다. 2006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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