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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소년 신체·정신적 건강 상태 심각하다
Korea, Republic o 관리자 586 2008-02-20 00:50:29
세계일보 2008-02-19 13:10

탈북 청소년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가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 청소년의 약 60%가 불안을 느끼고 30%는 비정상적인 우울 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의 B형 간염 항원 양성률은 8.6%로, 일반적인 10대 청소년(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의 양성률 1.3%에 비해 6배가량 높았다. 탈북 청소년 평균 신장은 남성이 164㎝이고 여성은 152.4㎝였으며 이들의 평균 체중은 각각 56.9㎏, 48.6㎏로 왜소한 편이었다.

18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정효지 교수팀이 지난해 서울대 통일학 기초연구 과제로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등에 다니는 청소년 62명(남 37명, 여 25명)을 대상으로 우울·불안 평가(HADS)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탈북 남학생의 평균 우울 점수는 6.5점, 여학생은 7.0점으로 나타났다. 우울 점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이들은 경함(22.6%), 중간(8.1%), 심각(1.6%) 등 30%에 이르렀다.

불안 정도는 평균 8.1점(남 7.3점, 여 9.2점)으로 특히 심각한 편이었다. 대상자의 56.4%가 심하거나(6.5%), 중간(17.7%), 경미한(32.3%) 수준의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해 한국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HADS에서의 평균 우울 점수는 20대 남성이 5.0점, 여성이 6.9점이었고 불안 점수는 각각 4.4점, 5.6점이었다.

연구팀은 ‘탈북 청소년의 건강 위험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탈북 후 국내) 입국에서 현재까지 기간이 1년 미만인 대상자는 1년 이상인 대상자에 비해 우울 증세가 있을 위험도가 1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탈북 청소년, 특히 입국 1년 미만인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탈북 청소년 58명(남 36명, 여 22명)의 B형 간염 항원·항체 보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남성의 11.1%, 여성의 4.6%가 간염 보유자였다. 또 항체가 음성으로 나타나 예방 접종이 필요한 대상자는 17명으로 전체의 32.1%였다.

남성 탈북 청소년 38명의 평균 신장은 164㎝이고 여성 28명의 평균 키는 152.4㎝였으며 이들의 평균 체중은 각각 56.9㎏, 48.6㎏이었다. 반면 이들이 입국할 당시와 비슷한 연령대인 20세 미만 일반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2.1㎝, 체중은 65.4㎏이었으며 여성은 158.9㎝, 55.2㎏이었다.

20세 미만 탈북 청소년의 흡연율은 40%였고, 이는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자의 흡연율 29.4%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또 일반 청소년이 평균 16.8세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것에 반해 탈북 청소년은 14.3세로 약 2.5년 먼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 청소년 흡연자 18명을 대상으로 니코틴 의존도를 평가한 결과 ‘금단 증상이 심하고 고용량의 니코틴을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어 적절한 금연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 7점 이상의 대상자는 11.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시작 연령은 남성 탈북 청소년이 17.1세, 여성이 16.0세였는데, 일반 청소년은 각각 19.0세, 19.4세였다.

또 건강검진, 심층면접을 거친 전체 조사 대상자 73명 중 76.7%는 월 평균 가계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했고 14.0%는 100만원대, 9.3%는 200만원대, 30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없었다.

정효지 교수는 “불안·우울, 흡연, 불규칙한 식생활, 운동 부족 등이 탈북 청소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실태 조사를 토대로 개발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에 우선 보급 실시하고 추후 탈북 성인, 하나원 탈북자들에게도 확대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서울대 통일연구소가 19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개최하는 통일학기초연구 학술 심포지엄 ‘통합 연구를 위한 북한 실태 재조명―보건·복지’에서 발표된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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