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진 공개..'건재' 과시 속 건강이상 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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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8-11-02 13:20 내부적 동요차단 노린 듯.."대외협상가능" 메시지도 부자연스런 왼팔은 마비 가능성.."사고.의식은 정상" 한승호.장용훈.심규석 기자= 북한 언론이 2일 내보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축구경기 관람사진은 몇 장의 스틸 사진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단 이번 사진은 지난번 군부대 시찰 사진과 달리 조작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배경이 되고 있는 운동장의 누런 잔디와 수목들의 단풍 등으로 볼 때 시점상 최근 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훈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겸임교수는 "실내에 앉아 있는 사진에서는 별다른 의구점이 없고 주변환경도 계절과 일치하고 김정일의 모습도 자연스럽다"며 "사진 속 인물들의 구두에 비친 빛은 사진기의 플래시 빛으로 보이고 맨 왼쪽 사람의 그림자가 옆 사람에게 늘어져 있는 점은 사실적이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사진 공개는 내부적으로 자신의 건재를 과시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모든 사람들은 김 위원장이 9월 9일 (정권수립 60주년) 기념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며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사진 공개는 이러한 내부적 동요를 우선적으로 막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추수를 대략 마무리한 북한은 최근 '전국청년동맹 초급일꾼(간부) 열성자회의', '전국여맹모범초급단체위원장 회의' 등을 잇달아 열고 내부단속에 주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김 위원장의 건재함을 공개활동과 사진을 통해 공개하는 것은 내부적 동요를 막으려는데 일차적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북한 사회의 꼭지점 역할을 하는 김 위원장의 부재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이완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축구관람 사진 공개는 외부세계에 미칠 영향력도 동시에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와 있고 여론조사 결과 대북정책에서 전향성을 보여주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북미관계를 비롯한 외교적 결정을 직접 관장하고 이끌어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은 미국 정부에게 붕괴론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좀 더 기다려보자'는 무시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의 등장은 현재 북한의 정책결정과정 등에 영향이 없는 만큼 미국의 차기 행정부에게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군다나 일각에서 최근 북한의 대미, 대남 정책들이 군부를 비롯한 일부 강경세력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측을 일축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남북관계 차단 '중대결단' 발표, 테러지원국 해제 이전 불능화 중단 및 영변 핵시설 복구 등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강경조치가 김정일 위원장의 부재를 틈 탄 강경세력의 조치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철해, 리명수, 김명국 군 대장과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리제강.리재일 당 제1부부장 등 당과 군내 김 위원장의 측근들이 김 위원장의 경기관람을 수행했다는 점도 김 위원장이 군부와 노동당에 절대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교수는 "이번 김 위원장의 사진 공개로 그동안의 각종 북한의 대남발표가 김 위원장의 재가를 받은 것임을 확인됐다"며 "김 위원장의 사망과 이에 따른 북한의 급변사태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김 위원장의 사진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건강상태를 엿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간부들에게 선 상태로 지시하는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오른손을 들어 무언가 지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왼손은 엄지를 상의 주머니에 걸치고 있었으며 소파에 앉아있는 사진에서도 오른손은 팔걸이 얹었지만 왼손은 힘이 빠진듯한 상태에서 무릎 위로 늘어뜨린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이 뇌 관련 수술을 받은 후 왼쪽 신체 일부에 마비가 있다는 그동안의 와병설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이 과거 주로 신던 굽 높은 키높이 구두가 아닌 편안한 신발을 착용했다는 점에서 몸이 불편함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영인 강남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왼손은 움직이지 않은 해 오른쪽 손만 움직이는 것을 볼 때 좌측 부전마비가 있지 않나 싶다"며 "지팡이를 짚으면 혼자 걸을 수 있는 정도로 보이고 동영상을 봐야겠지만 경미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백남종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한눈에 보기에도 김 위원장의 모습이 어색하다"며 "왼쪽이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오른쪽 뇌기저핵 출혈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다리는 나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왼쪽 팔과 다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사진 정도의 건강상태면 의식과 사고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밖으로 나올 정도라면 걸어다니는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되고 의식이나 사고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백 교수도 "왼팔이 기능적으로 쓰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걷는데는 지장이 없고 인지나 사고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국가정보원장도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신체적으로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업무처리에 큰 지장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서 있는 사진에서 다소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사진 조작의 의혹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하고 있다. 박상훈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서 있는 모습에서 왼쪽의 간부들에 비해 비례상 좀 커보인다"며 "밑에 깔린 대리석의 원근감을 보면 김정일이 서 있는 줄은 뒤가 좁게 보여야 정상적인데, 김정일과 간부들 사이의 대리석 줄은 먼 쪽이 다소 넓게 보이는 등 원근감이 거꾸로 드러나 있다"면서 합성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했다. 그는 "하지만 이 사진이 TV 사진을 캡쳐했다는 점에서 정확하게 판독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hsh@yna.co.kr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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