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유출을 막아라" 北, 스파이와의 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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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9-03-14 20:28 최근 북한은 군사기밀이나 김정일 건강문제, 후계자 관련 정보가 외부로 새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정보전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비밀을 엄수하고 외부의 적들이 내부에 침투하는 것을 막자"는 내용의 대대적인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적은 남한과 미국이다. 보위부는 강연에서 적들은 내부 와해 공작, 특히 북한 정보를 빼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으며 일부 타락자들이 적의 뇌물, 여자 공작에 넘어가 과오를 저지른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그들처럼 공화국의 사법기관에 체포돼 준엄한 심판을 받지 말고 연루자들은 자수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이 벌이는 스파이와의 전쟁 때문에 화교(華僑)들과 대외무역 관계자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중국 단둥(丹東)에 거주하는 재중동포는 "북한이 올 초부터 모든 화교와 그 친척들의 평양방문을 일체 중단시키고 여행지를 신의주로 제한했다"고 말했다. 국경지역에서 외부와 메신저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화교들이 소유한 개인 노트북도 몰수당했으며 중국과 통화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발견될 경우 즉시 간첩으로 체포하고 있다. 그는 북한 내 거주하는 화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중국에 나갈 수 있는 권한을 축소해 3개월에 한 번씩 허가해주다가 올해부터는 6개월에 한 번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정보기관들이 화교들을 부쩍 의심하는 것은 최근 강화된 서방세계의 대북 정보 수집 때문이다. 화교들과 함께 보위부의 시달림을 받는 사람들은 중국을 왕래하는 '무역기관 일꾼'들이다. 북한당국은 올 초 중국에 파견된 무역회사 가운데 연간 백만달러를 바치지 못하는 기관은 모두 철수시키고 보위부 요원들을 증강해 무역관계자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 최근 북한 관리들을 안내해준 재중동포는 "따라 나온 보위부 요원이 두 배로 늘어나 간단한 북한 소식조차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북한의 무역 관계자들은 도저히 중국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푸념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북한당국은 북중(北中) 국경지역을 봉쇄에서 폐쇄를 목표로 정하고 비(非)사회주의 '구루빠'를 연초부터 파견해 집중 감시하고 있다. '구루빠'란 보위부·검찰·보안성·노동당 요원들로 구성된 합동 감찰단을 말한다. 최근 국경을 넘은 탈북자는 "요즘 북·중 국경을 넘는 것이 중국에서 한국 오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말했다. 북한당국이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를 발생시키는 지역의 보위부와 경비대의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강화하고 있어 돈이 있어도 국경을 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부 국경 구간에는 전기 철조망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 고위탈북자는 "북한이 지금 가장 어려운 구간을 지나고 있으며 주민들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놓쳐 한번 터지면 체제가 붕괴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상태다"고 주장했다. 강철환 nk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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