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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느낌표' MC 탈북 여대생 김하늘
동지회 1003 2005-06-14 09:32:29
[인터뷰]'!느낌표' MC 탈북 여대생 김하늘


남북관계에 관해선 제가 판문점보다 훨씬 가까운 존재잖아요. 남과 북을 잇는 우편함이 되고 싶어요."

지난 5월 21일부터 MBC '!느낌표'에서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후속으로 방송되는 '남북청소년 알아맞히기 경연'에서는 한 명의 특별한 MC가 신동엽과 함께 진행을 맡고 있다.

바로 함경북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 전 탈북해 2002년 12월 부모님과 함께 남한으로 온 김하늘(20) 양이다.

현재 서울의 한 대학에서 사회과학 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새내기 대학생인 그에게 '!느낌표' 제작진은 북한의 생활과 문화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기대하며 MC를 제의했다.

방송 경험도 없는 데다 탈북자라는 신분 탓에 MC를 맡기까지 많이 망설였다는 그는 "'!느낌표'는 저는 물론이고 부모님과 친구들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북한에 있는 친척들이나 신변 때문에 많이 걸렸지만 북한의 실생활을 편하게 전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응하게 됐다"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의 문화와 생활을 소재로 한 퀴즈에서는 아무래도 남한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기 마련. 이에 대해 그는 "문화가 다르니까 남쪽 친구들이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한 뒤 "그것은 공부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는 방식이 달라서일 뿐"이라며 그 차이를 좁히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방송이 처음이라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꽤 자연스러운 진행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더라"고 털어놓으면서도 "방송이 나가자 부모님도 대견스러워 하시고 친구들도 더 친해지려고 한다"며 웃는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MC들은 정말 대단하다"면서 함께 진행을 맡은 신동엽에 대해 "입담이 워낙 좋으시니까 제가 100분의 1도 못 따라가지만 자상히 가르쳐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한다.

MC를 맡아 보람도 느끼지만 그는 "뿌듯함 70%에 두려움도 30%도 있다"면서 북한 문화를 전달하는 입장에서 오는 부담감을 드러낸다. 자신의 말 한마디에 의해 북한의 문화가 청소년과 시청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대본을 쓸 때도 부모님과 주위에 반드시 상의하고 그들의 동의를 받는다.

한편 한국 생활에 대해서는 "자본주의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자유스러운 것이 만족스럽다"면서 "대학교에 가고 싶어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입학한 것처럼 목표만 뚜렷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똑 부러지게 말했다.

또한 "통기타 동아리에 멋진 친구들이 많다고 해서 가입했다"는 그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대학 생활에 행복한 표정이었다. 조인성, 신화, god 등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이야기를 할 때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처음 만난 친구들은 김하늘 양의 억양을 듣고 외국에서 온 것으로 생각하지만, 설마 북한에서 왔다고는 짐작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북에서 왔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북한에서 온 친구들이 그 사실을 숨기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그는 "(북한에서 온 것이) 죄도 아니고, 당당히 이야기하면 배울 길도 더 넓어질 수 있다"면서 자신부터 더 당당하게 살 것을 다짐한다.

"어디 가서도 기 죽지 않는 당당함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무엇이든 하는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방송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고 싶어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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