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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가 쓴 탈북자 이야기
연합뉴스 2009-09-10 07:22:54 Korea, Republic o 관리자 611 2009-09-16 21:46:25
제프 탈라리고 소설 '다시 그 강가에 서다'

고미혜 기자 = '다시 그 강가에 서다'(소수출판사 펴냄. 원제 The Ginseng Hunters)는 두만강 이북에 사는 조선족 심마니를 화자로 등장시켜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이다.

이 설명만 듣는다면 국내 작가나 적어도 중국 작가가 쓴 소설이 아닐까 짐작하겠지만, 이 소설의 지은이는 제프 탈라리고라는 이름의 미국 작가다.

작가는 1990년대 초반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거주지인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3년을 보낸 이후 난민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그가 접할 수 있는 정보가 극히 적었던 탈북 난민들의 이야기를 소설 주제로 택했다고 한다.

수많은 자료를 뒤지고, 직접 중국 땅을 밟고, 탈북자들을 직접 만나며 써내려간 이야기는 한국과는 아무 연고가 없는 작가가 쓴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상당한 정서적인 공감대를 만들어낸다.

소설은 "누구나 제 안에서 들끓는 길의 침묵을 / 울면서 들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라는 김명인 시인의 시 '침묵'의 구절을 인용하며 시작된다.

조선족 3세인 '나'는 두만강 북쪽 유역에서 대를 이어 심마니로 살고 있다.

고립된 삶을 살면서 이따금 두만강을 건너오는 북한 사람들의 존재에도 무심했던 그는 옌지(延吉)의 윤락업소에서 한 탈북여성과 하룻밤을 보내면서부터 조금씩 탈북자들의 아픔에 눈을 뜨게 된다.

탈북자들을 공안에 넘기기도 했던 화자가 나중에는 강을 건너는 아이를 죽인 북한병사를 향해 돌멩이질할 정도로 그들의 아픔을 제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이다.

여인의 입을 빌려 북한의 실상과 탈북자들의 고난을 생생하게 전하는 이 소설은 소설이 품고 있는 '인간애'의 메시지에 걸맞게 감성적이고 섬세한 부분도 함께 지니고 있다.

작가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생사를 걸고 강을 건너는 참혹한 여로와 천신만고 끝에 남한에 발들인 북한 사람들이 이를 읽으며 자신들의 용기와 생을 향한 갈망을 정확히 그려냈다고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240쪽. 1만2천원.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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