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울려퍼진 탈북 청소년들의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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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셋넷학교' 세번째 공연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우리가 처음 만날 때 낯설어 머뭇했지만, 이제는 정이 들어서 서로가 친구되었지♬" 26일 서울 압구정동 '압구정예홀'에서는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이색공연이 펼쳐졌다. 탈북 청소년들이 북한에서 살 때 불렀던 동요를 남한 관객들에게 소개한 것. '창작극시리즈Ⅲ - 노래하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의 이 공연에서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셋넷학교' 아이들은 색동옷을 곱게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1시간 동안 '우리가 처음 만날 때' 등 15곡의 북한 동요를 우렁찬 목소리로 합창했다. 이 가운데는 남한 어린이들에게도 인기있는 '산토끼'를 비롯해 북한 동요이면서 남한에서도 널리 알려진 '고향하늘', '내 고향' 등도 있었다. 이들 청소년이 곱고 깊은 선율의 북한 동요를 부를 때 남한 관객들은 무대를 응시하며 동심에 함께 빠져들었고, 흥겨운 동요가 울려 퍼질 때는 손뼉을 치며 장단을 맞추기도 했다. 노래와 노래 사이에는 탈북 청소년들이 한 명씩 무대 앞으로 나와 떨리는 목소리로 동무와 함께 뛰어놀던 북쪽의 고향 마을을 추억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한 청소년은 고향인 함경북도 청진을 떠올리며 "고향의 바다에서 뛰어놀 때가 행복했어요. 싱그러운 미음냄새를 맡으며 넓은 백사장에서 뛰어놀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순 없겠지요. 그리운 나의 고향 나의 바다여 안녕. 다시 만나면 그 품에 내 몸을 담그겠습니다"라고 독백했다. 창작극시리즈는 2007년 초연됐다.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북한 청소년들에게 힘든 현실을 극복할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자는 게 공연의 취지였다. 이번 공연은 3년째 이어진 창작극을 마무리하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두 번의 창작극이 탈북 기억과 남한에서의 시련을 주제로 삼았다면, 이번 공연은 미래의 희망을 노래했다. 안무와 의상, 진행, 음악, 대본 등 공연의 전 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기획했다고 한다. 공연에 참여한 한 탈북 학생은 "공연을 통해 우리가 이 사회에서 주눅들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남한 사람들에게 알리고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상영 셋넷학교장은 "남한과 북한 청소년들이 협연하며 작은 통일을 이룬 것이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이라며 "앞으로 이런 문화적인 교류를 더욱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ielo7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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