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새터민 수호천사 조 천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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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은 사람들이 병마에 쓰러져서야…" "새터민들은 배고픔과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어 천신만고 끝에 정착했는데, 자유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돈 때문에 아파도 혼자 끙끙 앓는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영주 새소망치과 원장인 조 천(58)씨. 영주에서 새터민들의 수호천사로 불리는 조씨는 그들이 새로운 환경에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우리 사회가 앞장서서 도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들도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이며 우리 이웃이기 때문이라는 신념에서다. 오래 전부터 새터민들의 건강을 보살펴 온 조씨는 최근 든든한 원군을 얻었다. 영주 기독병원과 백현우 외과가 새터민 의료지원 사업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26일 영주경찰서에서 이들 기관은 '북한이탈주민 건강지킴이 의료협약식'을 하고 이들을 위한 다양한 의료지원사업을 펴기로 합의했다. 우선 영주지역 새터민 23명과 그들의 가족 등 40여명에게 병원 진료비 가운데 본인부담금의 20%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일반진료수가의 20%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또 이들 3개 의료기관 대표들은 소액진료비는 아예 무료로 해 주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보통 가정에서는 소액일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조씨가 새터민들을 보살피기 시작한 것은 2001년께부터. 영주에도 탈북자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전부터 청송 감호소에서 치과진료 봉사활동을 해 오다 감호소가 폐지되자 봉사할 곳을 찾던 중에 새터민들에게 눈을 돌렸다. 새터민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익숙지 않은데다 이렇다 할 기술도 없어 생활고를 겪는 일이 많았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거치면서 3, 4년간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 온 몸이 만신창이 상태인 경우도 많아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가 절실했다. "해방 직전에 서울에 정착한 작고하신 부친과 조부께서 살아생전에 '고향을 도와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셨다"며 "새터민들을 돕는 것도 간접적이나마 선친의 유지를 받드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터민들이 앓고 잇는 질환이 치과뿐 아니라 혼자서는 힘에 부쳤다. 그래서 6월에는 영주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를 결성해 위원장을 맡아 보다 체계적인 새터민 지원사업 추진에 나섰다. 영주지역 의사 약사 교사 상인 등 15명이 보안협력위원회에 가입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생이나 만성질환자가 있는 가정, 자영업을 하는 가정 등에 각각 교사와 의사ㆍ약사, 상인 등 새터민들이 처한 환경에 맞게 맞춤형 가족결연을 맺어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조씨의 이 같은 노력은 부분적이나마 빛을 보고 있다. "5년 전 정학한 20대 여성은 그 동안 미용사 자격증을 딴 뒤 미용실에서 일하다 건실한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지금은 두 자녀와 함께 오순도순 잘 살고 있다"며 "그들도 우리 이웃이라고 생각하고 조금만 도와주면 얼마든지 잘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직업이 직업인 만큼 의료서비스에 주력해 왔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터민들의 자립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함을 지적했다. "금전적 지원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할 때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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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자랑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본다 .협력하고 동참해준 귀경찰서일군들도 널리소개하여 주었으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