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인 식량난에 北여성 '이혼' 인식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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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북한통신 "장마당 90% 女, 생계책임까지 떠맡아"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기점으로 북한 여성들의 이혼에 대한 인식에 뚜렷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북한통신 최신호(43호)는 26일 평안북도 신의주의 경우를 들어 북한에서 이혼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이 '고난의 행군'을 기점으로 변화하면서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약 22만 명이 사는 신의주의 경우 1993~1994년의 이혼건수가 1년에 약 10건 내외였지만 2007~2008년의 이혼건수는 1년에 약 50건 이상"이라면서 5배 이상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1998년에 탈북한 재일교포 최 모 씨는 "고난의 행군이 이혼에 대한 여성들의 가치관을 바꾸어놓았다"면서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여성이 경제적 능력이 있다면 이혼을 하는 것에 대해 크게 망설이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최 씨는 "여자 집 쪽에서 돈이 많고, 여자가 장사로 돈을 많이 벌면 이혼도 어려운 것이 아니다"면서 이혼에 대한 여성들의 의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북자 이 모 씨(42)는 과거 여성들이 이혼에 대해 주저한 이유는 "이혼을 한 사람의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피해를 주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면서 "80년대 중반까지 시행된 이 제도는 이혼한 사람의 사촌까지 대상자로 구별, 당(黨)·경(警)·군(軍) 등에서 인사고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탈북한 김 모 씨(36)는 "북한의 경우 살림집은 대체로 남성이 다니는 기업소에서 주기 때문에 이혼 후에는 갈 곳이 없다"며 "친정집으로 돌아오더라도 '이혼한 여자'라고 손가락질 하고 천대받는 등 경제난으로 친정집에 기거하는 것도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90년대 식량난 이후에도 북한의 사회적 여성차별은 여전하고 최근엔 여성들이 생계책임까지 떠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북한은 남녀차별이 없는 평등사회'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론 구시대적 가부장적 질서가 엄연히 주류를 이루는 등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은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져 온 사실이다.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대북 라디오 방송과 중국 등을 통한 남한 드라마와 영화 등을 담은 CD 등이 보급되면서 외부 정부유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여성들에 대한 차별에는 별다른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통신은 "북한여성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차별은 지속되는 가운데 장마당에서 여성들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들이 생계책임까지 떠맡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남성들이 있어보았자 60이 넘은 사람들이나 영예군인, 장애인들밖에 없다"면서 신의주 채하 장마당의 경우 장사하는 500명 중 10%만이 남성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장마당에 여성이 많은 이유에 대해 "'남성은 기계작업 또는 밀수업 등의 일을 한다'는 성(性)역할이 엄격히 구분된 사회의식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더불어 "남성의 경우 배급지급 여부와 상관없이 직장에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통신은 2006년 함경북도 무산에서 산부인과 병원에 근무한 바 있는 탈북자 김 모 씨(38)와 1998년 평성에서 탈북한 주부 최 모 씨의 증언을 곁들였다. 김 씨는 "산모관리나 외래진찰을 하는 당직자들을 제외하고는 할 일이 없어서 앉아있기만 했다"면서 "경제난으로 인해 병원이 돌아가지 않아도 출근해야 했기에 매일 출근을 해서 출근도장을 찍어야 했다"고 전했다. 최 씨(여)는 "남성들이 장사를 하는 것 자체를 부끄러운 일로 인식 했었다"면서 "여성들이 대체로 장마당이나 매대(노점)에 나가 장사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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