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의사당서 北인권유린 실태 증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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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덕수용소 수감자 정광일씨 등 2명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지금도 잠만 자면 수용소에 잡혀간 악몽 때문에 몸서리가 처져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3일 저녁(현지 시간)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트 의회 포트컬리스 하우스에서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있다가 탈출한 정광일(46), 이성애(53.여)씨가 수용소의 인권유린 및 고문 실태를 생생히 털어놓아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국제 기독교 단체인 CSW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정례검토(UPR)를 한달여 앞두고 북한의 인권유린 실상을 국제사회에 고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광일씨는 조선평양무역회사 청진지사장으로 일하던중 1999년 간첩혐의로 국가보위부에 체포돼 2000년 4월부터 3년동안 북한의 대표적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다. 그는 수용소에서 석방된 뒤 탈북해 2004년 4월 한국에 입국했다. 정씨는 "요덕수용소에서는 강제노동을 하는데 하루 1인당 350평의 밭을 모두 김을 매면 600g의 식량이 배급되고 노동량의 절반만 채우면 절반의 식량이 배급되고 작업량이 적으면 아예 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용소에서는 때리는 것 이외에 합법적으로 수감자를 죽이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작업량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굶기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가 성립돼 아버지가 아들의 밥을 빼앗아 먹는 곳이 바로 요덕 수용소"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수감자 대부분이 오랜 취조 과정에 몸이 허약해져 힘든 노동을 견딜수 없고 배급을 받지 못해 영양실조로 죽었다"고 전했다. 함께 증언대에 선 이성애씨는 남편이 죽은뒤 살길이 막막해 중국의 연길교회를 찾아갔다가 돌아왔는데 밥 짓는 냄새를 맡고 옆집에서 신고하는 바람에 보위부에 끌려갔다. 함흥시 9호 교화소에서 4년간 수감생활을 했다는 그는 "하루 18시간 노동을 하고 밥먹는 시간은 고작 20분에 불과했다"며 "아침 5시30분에 기상해 차를 타고 30㎞정도 떨어진 산으로 가면 7시30분쯤 강냉이 죽과 맹물을 갖다주고 하루종일 노동을 시킨뒤 오후 7시에 저녁을 먹고 교화소 규칙을 외운뒤 10시에 취침했다"고 전했다. 그는 "굶주림으로 하루에도 30~40명씩 죽어나가는 것을 봤고 어떤 할아버지는 밥을 먹다 죽었는데 사람들이 입속에 있는 밥을 먹으려고 싸우기까지 했다"며 믿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교화소 상황을 증언했다. 이들 2명의 탈북자를 포함해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 등은 영국 방문기간중 윌리엄 헤이그 보수당 외교위원장, 케롤라인 콕스 의원, 데이비드 앨턴 의원 등을 면담해 북한의 인권 개선에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국제형사재판소 관계자들을 만난뒤 귀국할 예정이다.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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