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충격'..北 상거래 '올스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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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패닉' 상태..상점ㆍ식당 대다수 문닫아 시장서 혼절하는 여성 목격되기도..신권결제 요구로 곳곳서 승강이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30일 전격 단행된 화폐개혁으로 북한 내부 상거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되는 등 사회 전체가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는 1일 소식통을 인용해 "화폐교환 소식이 전해진 30일 낮 11시부터 2시까지 북한 장마당(시장)과 직장 업무가 일제히 중단되는 등 대혼란이 발생했다"며 "평성에서는 서둘러 짐을 싸들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외지 장사꾼과 출장나온 사람들이 한꺼번에 역으로 몰려 통제불능 상태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인터넷 소식지를 통해 물건을 파는 상점과 목욕탕, 식당 등이 거의 다 문을 닫고 장거리 버스 운행도 중단됐다고 현지 분위기를 알렸다.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 라디오방송 `자유북한방송'도 "현재 장마당의 물건 거래가 모두 단절된 상황이며 상인이나 주민 모두 당국의 처사에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거칠어진 현지 민심을 전했다. 일부 식당 등 접객 업소에서는 당장 신권 화폐로 계산할 것을 요구해 손님들과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 신구권 교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새 화폐가 충분히 공급될 때까지 구권을 이용한 상거래도 이뤄지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당분간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평양발 기사에서 한 상점판매원의 말을 인용해 "상품의 새로운 가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물건을 팔 수 없다. 적어도 일주일은 지나야 어느 정도 정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화폐개혁에 따른 신구권 화폐 교환이 휴일인 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좋은벗들'이 밝혔다. 북한 당국이 1일 오후까지 화폐개혁에 대한 공식 입장을 한 마디도 내놓지 않아 구체적인 조치 내용을 놓고도 상당 부분 전언이 엇갈리고 있다. 일례로 데일리NK는 신권교환 한도를 `1인당 15만원'이라고 보도했으나, '좋은벗들'은 가구당 10만원까지 가능하고 기숙사 이용 대학생은 별도로 1인당 3만원까지 교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자유북한방송은 이번에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종의 신권 지폐가 나왔다고 전했는데 이는 2002년 취해진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전과 똑같은 것이다. 이번 화폐개혁 직전까지는 100원, 200원, 500원, 1천원, 5천원 5종이 쓰였는데 `100대 1' 교환율을 고려하면 200원권(신권 2원)이 없어지고 1만원권(신권 100원)이 새로 생긴 셈이다. 북한 당국이 전격적 조치와 함께 신권 교환 한도액을 제한하자 주민들의 불만과 상실감이 매우 큰 것으로 전해졌다. `좋은벗들'은 평안북도 신의주 주민이 "겨울을 준비하려고 두 달 가량 고달프게 장사해 번 돈이 하루 아침에 휴지조각처럼 되고 보니 눈앞이 아득하고 손에 맥이 탁 풀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또 혜산 시장에서는 장사를 하는 여성이 화폐개혁 방침을 전해듣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다가 실신했으며 눈물을 흘리며 분통을 터뜨리는 주민들도 목격됐다고 데일리NK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흥분이 고조되면서 북한 공안기관의 움직임도 빨라져, 인민보안서 보안원과 국가안전보위부 지도원들이 시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데일리NK가 전했다. `좋은 벗들'은 또 한도액 이상의 편법 화폐 교환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기숙사를 지키면서 학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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