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가 뭔지 몰라 쫓겨났어요" 탈북주민 적응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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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외래어 너무 많이 사용"…일자리 프로그램으로 취업 성공 박 씨는 "분단의 역사가 워낙 오래되다 보니 남한과 북한이 외국인처럼 두 얼로 만나는 데다 남한 사람들이 외래어를 너무 많이 사용해 알아듣질 못하겠다"고 푸념했다. 그가 그동안 말이 안통해서 직장을 옮긴 것도 세 번. '이건 아니다' 싶어 고민하다 경기도 용인시청에서 취업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한 화물회사 운전기사로 취업을 알선해 줘 이젠 어엿한 화물운전기사가 됐다. "아직도 동료들 대부분이 사용한다는 하이패스가 뭔지 몰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그는 "점점 남한 사람들이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사람 같이 느껴진다"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박 씨는 "남한 사람들은 북한 말투의 억양때문에 숫(업신여기다)볼 때가 많아요"라며 동료 탈북자가 남한에 정착한지 7년이나 됐지만 그동안 사기만 당해 오갈 곳이 없어진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정부에서 마련해 준 집도 집주인의 사기로 모두 날려 자살하려 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려 했다는 것. 하지만 북한의 삼엄한 경비 때문에 결국 돌아가지도 못하고 지금은 행인 신세를 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씨 자신도 똑같은 도배기술을 배웠음에도 남한 사람들은 하루 12만 원의 일당을 받지만, 자신은 4만5천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지금은 용인 일자리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월급이 높은 운전직을 할 수 있게 돼 너무 좋다는 박영호 씨. 22일 경기도 용인시 일자리센터 개소식에서 만난 그는 "차라리 네팔 등 외국인이라면 남한에서 돈을 벌어 고향에 갈 수라도 있지만,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다"면서 "우리들을 이방인이 아닌 한 민족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용인일자리센터는 취업상담과 교육, 알선, 취업 후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밀착 취업서비스로 용인시청 기업홍보관 옆에 사무공간과 잡 카페(Job Cafe) 등 148㎡ 규모로 조성됐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용인일자리센터 개소식에서 "전국 최초로 여러 일자리를 통합 관리할 일자리센터를 개소했다"면서 "이 곳에서 구직자들의 상황별로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슬기 기자 [영상제작]채승옥, 박철웅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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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인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0-04-04 22:5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