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송희'가 전한 北10대들의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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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중국에서 만난 한 탈북소녀의 말과 행적을 통해 북한 10대들의 삶을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국경을 넘어 중국에 있는 4명의 탈북자들을 만나 춘궁기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의 상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가운데 북한에서 탈출한 지 한 달도 안됐다는 16세의 `송희'는 몸에 꽉 끼는 바지를 입고 빨간색 액세서리를 한 전형적인 10대처럼 보였지만 그녀가 살아온 이야기는 절망스럽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송희는 학교 친구와 3시간 동안 황량한 숲 지역을 터벅터벅 걸어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넘어왔다. 자신의 탈북을 막을 것이 뻔해 부모에게 조차 말하지 않았다고 그녀는 털어놓았다. 어머니는 양말을 팔았지만 자유로운 상거래를 막는 북한 당국으로 인해 문을 닫아야 했다. 그녀의 가족은 북한 밖으로 사람들을 몰래 탈출시켰던 오빠가 1년 전에 한국으로 도망친 뒤 당국의 감시대상에 올라 있었다. 가족들은 모두 노동수용소로 끌려갈까 두려웠고 그녀는 북한을 빠져나오기 전에 학교도 그만뒀다. 타이타닉이 최근 북한에서 유행하는 해적판 DVD지만 그녀는 성인물을 봤다고 말했다. 독재가 지배하고 금욕적인 국가에서 이상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그 속에는 이데올로기도 없고 정치적인 내용도 없고 다른 사회의 모습도 담겨있지 않기 때문에 보는 것이 허락된다"고 설명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그녀는 무슨 약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약물을 흡입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아버지의 친구가 추위를 견딜 수 있게 해준다면서 줬는데 하얀색이었고 코로 흡입하자 오랫동안 정신을 말짱하게 해줬다"고 전했다. 그녀는 "다른 친구들은 남자 친구들이 있는데 어떤 친구는 임신을 해 낙태까지 했다고 들었다"며 "아주 친한 친구들과는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지만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그녀는 한국에 있다는 오빠가 자신의 한국행을 도와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확실하지 않고 오직 북한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성환 특파원 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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