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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北여성공작원에 포섭돼 간첩 활동… '탈북자 사냥꾼' 입국하다 검거돼
조선일보 2010-04-12 05:47:00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 관리자 766 2010-04-12 12:03:30
마약매매 들켜 中 도피… 1999년 옌지에서 포섭돼
中서 실종된 한국인 납북에 관여했을 가능성

북한 인민군 보위사령부에 포섭돼 중국에서 활동하며 반북(反北)활동가와 탈북자 정보를 수집하고 이들을 납치·북송하는 임무를 수행해 온 50대가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이같은 혐의로 김모(5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1999년 북한 보위사령부 소속 '연길공작조'의 여(女)공작원 김모(51)에게 포섭됐다. 당시 중국 산둥성에서 마약을 거래하던 김씨는 "품질이 좋은 마약을 구해줄 수 있다"는 공작원의 제의에 넘어갔다. 지난 1997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 받은 김씨는 출소 후 무역업체를 운영하며 밀반입한 필로폰을 판매하다 검찰의 추적이 시작되자 중국으로 도주해 불법 체류하던 중이었다.

2000년 2월 18일 두만강을 건너 함경북도 무산으로 입북한 김씨는 15일 동안 평양에 머물며 공작원 교육을 받았다. 1만 달러의 활동자금과 마약 2㎏을 받은 뒤 중국으로 파견된 김씨는 이후 공작원 김씨와 동거하며 탈북자를 빼내는 남한 사람을 납치하고 조선족들이 알고 있는 군사기밀을 파악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김씨는 2002년 3월 "중국에 파견된 국가정보원 직원을 포함한 각 기관별 중국 파견 현황을 파악해 달라"는 지시를 받아 정보수집에 나섰고, 영관급 탈북 군인을 숨겨주었다는 중국 옌지의 한 식당 주인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2005년 5월 중국에서 실종된 김모(61)씨 등을 유인해 납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김씨가 2006년 북한에서 나온 납치 공작조와 함께 50대 탈북자를 납치해 청진까지 데리고 갔다는 정황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함께 활동하던 공작원이 중국 공안에 붙잡혀 18년형을 선고 받자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8일 임시여행증을 받아 입국하던 중 검찰에 검거됐다.

채성진 기자 dudmi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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