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사장님 된 '똑순이' 탈북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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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숙씨 "남한에선 일한 만큼 벌 수 있어 행복"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북한과 달리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재미에 빠져 억척스럽게 일한 결과 중국집 종업원에서 사장님으로 변신한 탈북 여성이 `모범 새터민'으로 뽑혀 22일 경찰청에 초청됐다.
경기도 광명에서 중국음식점 `중국성'을 운영하는 금정숙(41.여)씨가 주인공이다.
금씨가 압록강을 건너 북한을 빠져나온 것은 2002년 7월.
제대한 군인과 결혼해 아들을 하나 두었던 금씨는 국군포로였다가 1969년 정치범으로 몰리면서 수용소에 끌려가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된 아버지가 남한에 생존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소문의 진상을 알고자 무작정 중국으로 건너갔다.
아버지를 찾을 수 없게 되자 북한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갑작스레 국경 경비가 강화되는 바람에 졸지에 탈북자 신세가 된 금씨는 중국의 한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언제 잡혀갈지 모를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계속 아버지 소식을 수소문하던 금씨는 아버지가 한국전쟁 이전에 남한에서 낳은 아들(이복오빠)을 만난 것을 계기로 한국행을 결심했다.
이복오빠가 보내준 1천만원을 밑천 삼아 2007년 4월 한국에 들어온 금씨는 여느 탈북자와 마찬가지로 남한 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주민등록증을 받고 운전면허증을 따면서 새로운 조국을 실감한 금씨는 "돈을 벌어 성공해야겠다"라고 다짐했다.
같은 해 8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중국집의 카운터 종업원으로 취업한 금씨는 오전 6시30분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일하면서 돈을 모았다.
월급 200만원에서 오피스텔 임대료 45만원 등을 뺀 나머지를 차곡차곡 모은 금씨는 정확히 1년12일을 일하고서 1천만원짜리 통장을 갖게 됐다.
이 돈으로 지난해 초 광명에 중국집을 낸 금씨는 탕수육에 자장면 2개까지 1만5천원짜리 세트메뉴에 사천탕수육을 하나 더 얹어주는 전략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볶음밥과 자장면 기본에 깐풍기나 깐쇼 새우, 탕수육 등 특별 메뉴를 하나씩 붙인 정식도 14가지를 개발해 6천원에 팔면서 인기를 얻은 금씨는 이제는 한 달에 약 2천400만원을 버는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그는 "북한에서는 아무리 일을 해도 제자리걸음이었는데 여기서는 열심히 하니까 더 많이 얻어지더라. 사는 게 참 재미있다"며 "앞으로 15년을 목표로 더 열심히 일할 예정이다. 정주영 회장만큼은 안되더라도 더 크게 성공해 제2의 인생을 살게 해 준 대한민국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씨는 남한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대표적인 탈북자로 뽑혀 22일 오후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모범 북한이탈주민 초청 격려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어려움을 뚫고 입시에 합격한 대학생이나 내국인과 결혼해 대규모 농사를 짓는 여성, 계약직 공무원, 북한 관련 단체 대표, 언론사 기자, 의사, 간호사 등 안정적으로 정착한 새터민 5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경찰은 최근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도발 등으로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신변안전을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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