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식량보다 땔감이 더 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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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닥친 이상한파로 한국과 북한은 예년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은 최근 최대전력수요량을 기록할 만큼 많은 난방 기구를 사용해 추위를 이기고 있지만, 북한은 땔 나무가 없어 이번 겨울이 춥고 힘들기만 합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요즘엔 식량보다 땔감이 더 문제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방을 자주 오가는 함경북도 무산의 북한 주민이 13일 전한 말입니다. 기습한파와 맹추위는 계속되는 데 난방이나 음식을 해 먹을 땔감이 부족해 북한 주민의 고통이 더 심하다는 설명입니다. 땔 나무가 없어 난방은커녕 밥을 못해 먹는 경우가 많고 계속된 추위 탓에 직접 나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요즘엔 먹을 것보다 땔감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북한 주민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한국도 이상 한파에 따라 '전기 온풍기'와 '전기장판' 등 난방 기구의 사용 증가로 연일 최대 전력 수요치를 갈아치울 만큼 겨울 추위에 맞서고 있지만 북한 주민은 땔 나무가 없어 난방과 취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땔감 부족 현상은 지난해 초겨울부터 시작됐습니다. 민둥산뿐인 북한에서 직접 나무를 구하기 어렵고 땔감 가격도 비싸 한국에 정착한 가족에게 땔감을 살 돈을 부탁하는 전화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가족의 도움 요청을 받은 한국의 탈북자도 땔감 한 달구지에 3천 원 이상, 좋은 나무는 7천 원까지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의 지인과 연락이 닿은 탈북자 지소연 씨도 요즘 쌀보다 더 비싼 것이 땔감이라며 나무가 없어 밥을 못해 먹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탈북자 김정희 씨도 마찬가집니다. 지소연 씨: 물어보니까 나무가 없어서 밥을 못해 먹는 경우가 많대요. 산도 민둥산인데다 너무 추워서 요즘은 먹을 것 보다 나무하기가 더 어렵다고 하네요. 김정희 씨: 이 겨울에 땔 나무가 없대요. 땔 나무가 없어서 돈을 보내달라고. 나무가 쌀보다 더 비싸답니다. 일반 주민에게 석탄은 생각도 못하고... 석탄 가격은 더 비쌉니다. 석탄 생산량도 좋지 않은 데다 달구지 하나에 1만 원 안팎으로 가격도 여전히 비싸 일반 주민에게 석탄은 '그림의 떡'입니다. 경색된 남북 관계로 예년에 활발했던 한국의 연탄지원도 뚝 끊겨 북한 주민의 겨울나기는 외롭기까지 합니다. 또 땔감이 부족하다 보니 부유층에서는 중국에서 가스통을 들여와 사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용법을 잘 몰라 폭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풍부한 한국 국민은 최근 전기 난방 기구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상한파로 수요가 많이 늘어나 지난 10일에는 7천184만 킬로와트란 역대 최대 전력수요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석탄이나 나무로 밥을 해 먹고 난방을 해결해야 하는 북한 주민에게 유난히 추운 이번 겨울은 더 힘들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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