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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체험한 북한의 뇌물 문화, 한국과 비교하면
주성하기자 2011-01-16 09:05:41 원문보기 관리자 1601 2011-01-17 11:12:03

(※이 글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내용으로 1월 14일 방송분입니다.

남한 독자들이 아닌 북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임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사진은 한국투명성기구 김거성 회장(왼쪽)이 한국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대북단체에 의해 남쪽에 전해지기론 작년 11월 15일에 무산에서 도로 시설대에 근무하던 50대 남성 리 아무개와 최 아무개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졌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이 사람들이 퇴근길에 방송차가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강성대국을 앞당기자’고 왕왕 불어대더랍니다.

그 말 듣고 리 씨가 “내가 꿈속에서 강성대국의 문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간부들만 가득하더라”고 했고 최 씨도 “나도 강성대국의 문을 삐죽 열어봤더니 그 안에는 간부들이 받아놓은 뇌물이 가득 차있더라”고 맞장구를 쳤답니다.

그런데 우스갯소리로 한 이 말을 누군가 보위부에 신고했나 봅니다. 밤 9시쯤에 누군가 문을 두드려 나갔는데 그 이후부턴 행적이 끊겼답니다.

보나마나 보위부에서 취조를 받고 있겠지요. 관리소에 보낼지 교화소에 보낼지 아니면 추방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보위부에서 선처를 베풀어주기를 바랍니다.

저 사람들의 농담이 없는 소리 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북에서 간부들의 생존방식은 뇌물이죠.

뇌물 받지 않는 간부를 천연기념물로 삼고 싶어도 찾을 길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뇌물은 북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많이 받느냐 적게 받느냐의 차이지 뇌물 안 받는 간부는 아마도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북에선 뇌물을 쓴다는 걸 ‘고인다’고 말하는데, 남쪽 사람들은 그 의미를 이해 못합니다.북에선 고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못합니다.

실례로 어디 여행가려 해도 승인 받으려고 간부에게 고이고, 여행증 발급받느라 행정위원회에 고이고, 차표 사려면 매표소에 고이고 기차에서 열차보안원이 시비 걸면 거기에 또 고여야 하고, 아무튼 고이기는 북조선 사람들의 생활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간부들도 할 소리가 있는 것이 국가에서 아무 것도 안주는데 권력이라도 휘둘러 고여 먹지 않으면 어떻게 살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다 고여 먹고 사는 판이라 어지간하게 잘못 걸리지 않으면 고여 먹었다고 처벌받는 일도 없습니다.

북조선 사람들이 진리로 믿는 ‘먹은 소 힘을 쓴다’ 는 말은 북에서 만큼은 맞는 소리입니다. 고이면 안 되는 일이 거의 없죠. 요즘엔 사형수도 고이면 풀려난다고 합니다.

저도 탈북 할 때 고양이 담배 한 보루와 술 두병을 메고 떠났습니다. 길옆에서 술병을 흔들면 차가서고, 단속초소에서 경무원이 시비를 걸면 담배를 찔러주고 국경경비대에 그때 돈으로 천원인가 주니 밤에 길안내까지 해주면서 강을 넘게 해주더라고요.

그렇게 간 중국은 제가 보기엔 완전히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길옆에서 술병과 담배를 흔드는 모습은 볼 수가 없고 그냥 정당하게 차비만 내면 됐습니다. 기차 탔는데 뜯어내려 시비 걸려는 사람도 없고 시장에 가도 어디 뜯어낼 것 없나 빙빙 도는 공안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 중국은 북조선보단 한 열배는 깨끗한 나라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와보니 이번에는 “아, 한국은 중국보다 한 열배는 더 깨끗하구나”하고 생각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보니 중국은 정말 부패한 나라였습니다. 남과 북은 비교라는 것 자체를 할 수 없구요. 저는 지금까지 한국에 와서 한 번도 고여 본 적이 없습니다. 고이지 않고서도 법대로만 살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생활을 10년 가까이 해보니, 특히 기자생활을 해보니 남쪽에서도 권력 가진 사람들에게 청탁하느라 일부에서 뇌물이 오가고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북쪽처럼 대중화 일상화 생활화된 것도 아니고 뇌물을 줘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지만, 뭐 해준다면서 돈 받는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사건 무마해준다며 돈을 받는 경찰과 검사 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들은 엄격하게 처벌을 받습니다.

작년에 국제투명성기구라는 국제단체가 발표한데 따르면 세계에서 제일 청렴한 나라는 단마르크, 뉴질랜드, 싱가포르 순이었습니다.

북에서 살던 사람들은 이런 나라에 가면 융통성이라는 것이 전혀 없다고 숨이 막힐 수 있습니다.

한국은 39번째였습니다. 제가 북한보다 10배는 깨끗하다고 봤던 중국은 78번째였습니다.

그러면 북조선은 몇 번째나 될까요. 아예 순위에도 없습니다. 들어가 조사할 수도 없고 자료도 없으니 순위를 낼 수가 없지요. 아마 제가 보기엔 꼴찌를 다투지 않겠나 싶습니다.

순위를 보면 선진국일수록 부정부패가 없고, 부정부패가 많은 나라일수록 가난합니다. 부정부패가 심하면 절대 잘 살수가 없습니다. 또 잘 살게 되면 부정부패가 점점 사라집니다.

남쪽도 한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교통단속 걸려 돈을 쓱 내밀면 받는 경찰들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경찰 거의 다 없어졌습니다. 발전하는 것이 보입니다.

반면 북에선 교통단속 걸리면 얼씨구나 웬 호박이야 하고, 안 걸려도 차 세워놓고 온갖 생트집 잡아서 뜯어내는 것 점점 해가 갈수록 더 심해집니다. 이래 가지곤 절대 잘 살 수 없습니다.

부정부패란 한번 뿌리내리면 이를 뽑아내기 참 힘듭니다.

문제는 최소한 먹고 살만해야 비리의 사슬을 끊을 수가 있는데 지금처럼 국가에서 아무 것도 대주지 않는 조건에선 부정부패를 청산할 가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북쪽도 한 이십년 전만해도 이렇게 부패하진 않았는데 지금 점점 급속히 시궁창에 빠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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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5286 ip1 2011-01-17 18:59:49
    잘 읽었유. 그래요. 뇌물이 흔한 정도가 후진국의 척도가 되지요. 반대로 청렴도가 선진국의 척도가 되고요. 한국도 예전보다 맑아졌지만, 상층부는 아직도 부끄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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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외동포 ip2 2011-01-18 04:48:11
    실로 청렴한 국가는 국제적인 국가의 좋은 표본입니다. 본인의 경험으로 국제 청렴 조사 결과에 반대할 만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뉴질랜드를 부정 부패가 없는 국가 중 하나라고 했다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본인의 경험에 근거하면, 뉴질랜드는 과거 제 2 차 세계 대전 시기, 일본 정도로 가장 부정 부패가 난무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경제 수준은 아프리카 개도국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는 현황에서 인적 자원과 산업적 infra도 없이, 영국과 호주와 대외 무역에만 의존하는 뉴질랜드의 공무원들이 생존하는 유일한 길은 재와의 잔을 배부를 때까지 마시는 것입니다. 더욱이 성도덕은 말할 수 없이 부패하고 타락한 나라가 뉴질랜드입니다. 이런 사실은 간과한 국제 청렴 지수 조사위가 의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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