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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혜산에 살포된 反체제 책자 입수



▲본지가 입수한 북한내부에 살포됐던 전단.ⓒ데일리NK

이달 초 평안남도 평성에서 북한 정권 '3대 세습'과 김정일 일가(一家)를 비난하는 내용의 인쇄물과 소책자가 무더기로 뿌려져 당국이 단속에 나섰다고 내부 소식통이 22일 전해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달 초순에 평성 역전에 '3대 세습'을 비난하는 내용의 삐라와 '김일성-김정일 바로알기'라는 책자 60여권이 뿌려져 소란스럽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에서 3대세습이 공식화 된 이후 북한 내부에는 이러한 전단과 소책자 살포가 급증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국가보위부 보위원들과 안전부 보안원들이 각 인민반 반장들을 모아놓고 삐라와 책자를 본 사람들에게 신고할 것을 권고하는 회의를 열고, 주민 사상교양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살포 장면을 본 목격자가 등장하지 않아 수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평성시엔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져 해당 검열성원들이 책자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극소량만 수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호기심에 책자와 삐라를 본 사람들은 후과(처벌)가 두려워 책자를 감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선 삐라와 소책자, DVD와 같은 선전물이 장마당과 같은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자주 뿌려지면서 이를 전담하는 타격대와 폭동 진압조가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반체제 내용의 소책자나 인쇄물이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보고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본지가 입수한 북한에 뿌려졌던 소책자 내용중 일부.ⓒ데일리NK 작년 6월 양강도에 뿌려진 삐라, 소책자, DVD 단독 입수

한편, 작년 6월 말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과 아파트현관, DVD판매점 등에 뿌려진 김정일과 김정은 관련 2권의 소책자와 '김씨 일가의 3대 독재세습은 망국의 길이다'는 삐라, 영화 중간에 남한의 발전상 등을 담은 DVD를 데일리NK가 하루 전 단독 입수했다. 

책자와 인쇄물을 검토한 정보 당국 관계자도 "국내 민간단체들이 풍선에 매달아 뿌리는 대북전단이나 DVD 등과는 다른 경로로 북한에 반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DVD 등을 입수해 국내에 보낸 북한 내부 정보원은 "지난해 혜산시에 상당량이 뿌려져 보관하고 있던 것을 감시가 좀 누그러져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새사회 건설 중앙위원회' 명의로 뿌려진 A4크기의 인쇄물에는 북한식 3대 세습을 격렬하게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첫 머리에 "뇌졸증과 합병증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늙다리 김정일이 올해 26살난 막내아들 김정은에게 통치권을 넘겨주려고 발악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어 "김정일의 65년간 철권 무능통치로 이 나라가 인간생지옥으로 황페화된 것만해도 원통한데 또다시 철부지 김정은에게까지 감투를 씌워 3대 왕족세습을 실현하기 위해 책동하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경력도 없는 김정은은 김경희, 장성택, 최룡해 등 몇몇 측근을 통해 이 나라를 통치하려 한다"며 "인민들이여! 무능한 철부지에게 더는 나라와 인민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 3대 왕족세습을 반대하는 애국적 투쟁에 떨쳐나서자"고 호소했다.  
 
총107페이지 분량의 소책자엔(크기, 가로 7cm 세로 10cm) 김정일의 가계와 그의 여인들과 측근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돼 있다. 

또한 김정일의 출생의 비밀(북한에선 1942년에 백두산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을 1941년 하바로프스크에서 태어났다), 사치스런 생활, 여성편력 등 북한에서 소개되지 않는 내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김정은을 다룬 소책자엔 그의 가계와 김옥·김경희·장성택, 스위스 공립하교 유학시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실려 있고, '김정은의 후계구도 전망' '김정은이 후계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DVD를 시청하면 '마린보이'라는 국산영화가 나오다 중간부분에 평창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스키장 야경 등을 담은 영상이 소개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살포된 이 DVD(CD알)에는 한국영화 '크로싱', '마린보이', 미국영화 '람보' 등이 녹화돼 있어 일부 주민들은 이를 서로 교환하며 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뿌려진 삐라가 '새사회 건설 중앙위원회'라는 명의로 돼 있어 주민들 사이에 '북한에도 김정일을 반대하는 조직이 비밀리에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장마당 사람들 속에서는 김정일의 처가 몇 명이고 자식은 누구고, 이름은 무엇이다는 식으로 말들이 오고갔다"며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속고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10년 8월에 탈북한 양세일(31. 남) 씨는 "그때 장마당에서는 소문이 대단했다. 파란뚜껑의 책자 때문에 우리도 엄청 달기웠다(불려 다녔다)"며 "배부를 때나 하는 짓(신고)이지 누가 신고를 하겠는가? 오히려 신고하는 사람을 더 이상한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검열성원들은 사건명을 '루브'라고 부르면서 소책자 등을 보거나 습득한 사람들에게 자수를 권했다. 단속 당시 검열성원들은 주민들을 모아 놓고도 김일성-김정일의 숨겨진 과거가 쓰여 있는 책자라고 말하면 그자체가 선전이기에 '파란뚜껑으로 되있는 책자'라고만 이야기 했다고 전했다.



▲본지가 입수한 또다른 소책자 내용 중 일부.ⓒ데일리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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