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한국 총영사관 중 4곳에 탈북자 30여명이 머물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한국 외교공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베이징과 상하이, 칭타오, 선양 등 최소한 4곳의 한국 영사관에 탈북자들이 장기간 머물고 있다"며 "탈북자들 가운데 어린이 등 10대 청소년들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학교에도 가지 못한 채 외부에서 배달되는 음식을 먹으며 기약 없이 출국일 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많은 탈북자들이 2~3년 이상 장기 대기 중이며 4년 가까이 대기중인 탈북자도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지난 2000년만해도 영사관 진입 후 수 개월에서 약 1년이면 한국행이 가능했으나 최근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평균 2∼3년 이상을 기다려야 출국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이들 탈북자들은 영사관 지하에 머물면서 업무시간이 끝난 후나 주말에만 영사관 마당에 나오는 정도의 외출을 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두번 정도 외부와의 통화가 허용된다고 한다.

탈북자들은 이 같은 장기간 대기상태에 스트레스를 받아 영사관 내 집기를 부수거나 정신분열을 일으키고 심지어 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여러 사고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영사관 내 탈북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 상담가들을 현지에 파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탈북자들은 아직까지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VOA는 보도했다.

이에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조속한 송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당사자와 탈북자 가족의 신변안전, 송환 교섭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 때문에 탈북자들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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