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반 회의 때 유엔 식량조사 답변 훈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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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지원 식량이 정작 필요한 주민들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최근 발행된 통일·외교·안보 전문지인 월간 'NK Vision' 5월호에는 식량난과 식량 분배 실태에 대한 북한 주민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됐다. 함경북도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초반의 리선남(가명) 씨는 "올해의 식량사정이 다른 해에 비해 특별히 힘든 상황이 아니다"며 "가장 어려웠던 때는 2007년과 2010년 4월이었다. 그 때에 비하면 올해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인텔리 계층이라고 소개된 리 씨는 유엔식량조사단의 조사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당국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조작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 중순 유엔식량조사단이 함경북도 회령시와 경성군, 무산군, 온성군을 비롯해 대부분의 지역을 돌아봤다"며 "식량조사단이 들어오기 전에 지역별로 인민반 회의를 열고 조사단 성원들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단 성원들이 식량배급 현황에 대해 물어보면 한 달에 20일 분을 공급받고 하루 공급량은 어른들에 한해 560g이라고 대답하도록 훈련을 주었다"며 "한마디로 모든 것이 조작되었다"고 덧붙였다. 식량난이 가중되면 장마당의 쌀 가격이 뛰어야 정상이지만 현재 북한 내 쌀 가격은 1kg에 1500~1600원 선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리 씨는 "비지 한 소랭이에 250원이다. 두부를 하고 남은 비지 한 소랭이면 7kg 정도는 넉넉히 되는데 감자 1kg 값에 팔리고 있다"며 "이렇게 팔리는 비지나 술까리는 대부분 돼지사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지가 돼지사료로 이용되는 곳에서 아사자가 발생한다면 이것은 분배의 모순이지 식량부족 현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중동민주화에 대한 북한 젊은 지식인들의 관심은 자유에 대한 지향 보다는 민주화 투쟁을 초기에 저지하지 못한 당국의 정책에 쏠려 있다고 전했다. 리 씨는 "대학생들과 지식인들 속에서는 중동 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의외로 공개적이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외부세계에서 말하는 자유에 대한 지향이 아니라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인 중동민주화 투쟁이 일어나게 된 과정과 그 확산을 막아내지 못한 원인에 대한 분석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북조선 인민들은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체험해 보지 못한 자유세계에 대한 두려움, 엄청난 희생을 동반해야 하는 혁명에 대한 압박감으로부터 그들은 개혁과 개방을 선택할 수 있는 소위 중국의 등소평 같은 인물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인물이 젊은 후계자 김정은일 수도 있다는 일종의 사이비 종교와 같은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며 "물론 그 속에는 눈에 띄지 않게 다른 생각을 가진 지식인들과 대학생들도 적지 않지만 개혁과 개방을 원한다고 해서 모두가 혁명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한편, NK비전 5월호는 '백두산 폭발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으며,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와의 특별인터뷰를 비롯해 북한의 최근 소식, 탈북자들의 성공담 등도 실렸다. 구독 문의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02-723-671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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