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랑하는 대 집단체조 ‘아리랑’이 지난 1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개막공연을 진행했다. 2일 조선중앙통신은 1일 저녁 5.1경기장에서 집단체조 ‘아리랑’공연이 개막된데 대해 전하면서 “이번에 창조집단은 위대한 당의 영도에 따라 경이적인 사변들을 창조해나가고 있는 조선의 군대와 인민의 정신력과 조국의 자랑찬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새로 창작하고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거대한 입체적 공간에서 현대적인 음향, 조명 설비와 전광 장치, 아름다운 율동과 기백있는 체조, 변화무쌍한 배경대 등으로 황홀한 예술의 무아경을 펼친 공연은 관람자들의 절찬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해마다 유치원 어린이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10만 여명의 대 인원이 동원되어 준비ㆍ진행하는 ‘아리랑’은 김일성 생일 90회인 2002년을 계기로 시작, 2005년과 2007년 이후 해마다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에서 집단체조는 체육대회나 각종 경축행사에 등장하는 매스게임으로 북한당국은 이를 ‘청소년 및 근로자들을 주체사상으로 무장시켜 조직성·규율성·집단주의 정신 향상 체력단련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북한에서 대형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첫 집단체조는 지난 1958년에 창작 공연된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이다. 또 1971년부터는 국가체육위원회 산하에 전문 집단체조 창작단을 꾸려 해마다 새로운 작품을 기획 창작해 국가 기념일마다 공연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대체로 1만여명의 규모로 해마다 진행되는 대 집단체조 덕분에 여기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학업이나 생활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고 있다. 주로 평양시에 위치한 소학교부터 대학에 이르는 연령대의 학생들이 참가하는데 이들은 연간 거의 6개월은 공연준비를 한다. 오전에 학교에서 수업을 끝내면 평양시 중구역에 위치한 ‘김일성광장’으로 모여들어 각 자 맡겨진 내용에 대한 연습을 진행한다. 평양시내 여러 학교들의 학생들이 동원되기 때문에 오전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광장으로 모여드는 시간이면 평양시 지하철이 밀어터진다. 이동하는 도중 지하철이 정전이 되어 거의 1시간 가량 씩 멈춰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콩나물시루처럼 빼곡이 탔던 학생들은 숨이 막혀 죽을 지경인 차안에서 나와 차가 떠날 시간을 기다리기도 한다. 이렇게 학생들이 모여들면 보통 2시~2시 30분 정도에서 연습이 시작되는데 빠르면 저녁 6시, 늦게는 8시까지 훈련하는 경우도 있다. 공연을 1개월 정도 앞두고는 학업을 전폐하고 하루 종일 훈련을 진행하는데 이 때문에 학생들의 실력이 부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연을 앞둔 광장에서는 가끔 밤늦도록 확성기를 통해 공연연습을 지도하는 지도교사들의 쉰 목청이 들리기도 한다. 집단체조는 ‘기본체조대형’과 ‘배경’으로 나뉘는데 기본대형은 맨손이나 또는 공·꽃다발·봉 등의 기구들을 이용하기도 하고 각종 형태의 다양한 예술형상들을 펼치면서 이채로운 장면들을 연출한다. 흔히 참가자들 스스로가 ‘우리는 보장조다’고 표현하는 ‘배경대’는 기본 공연무대 뒤에 배치된배경대 좌석에 앉아 각종 그림판들을 펼치면서 다양한 글자, 그림 등을 형상해 낸다. 그러나 체육대회나 각종 행사를 기념해 진행되던 대 집단체조는 현재 외국 관광객들의 관광코스 일정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아 기존의 의미를 탈피한 상품화 되었으며 북한 당국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다.
유관희 기자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