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2015년까지 연장” 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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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일 부터 대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시작했지요, 10만 명이 펼쳐 보이는 율동이 현란해보이지만, 그 뒤에는 참가자들의 말 못할 사연이 숨어있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일 저녁,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아리랑공연이 막을 올렸습니다. <녹취: 북한TV> “김일성상 계관작품 대집단체조 아리랑공연이 1일 저녁 평양의 풍치 수려한 5월 1일 경기장에서 성대히 개막됐습니다” 10만 명 학생들이 보여주는 절도 있는 동작, 척 보기엔 '황홀'해보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참가자들의 불만이 가득합니다. 얼마 전 평양을 다녀온 한 중국 상인은 현지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아리랑 공연에 참가한 학생들은 대부분 돈과 권세가 없는 일반 평민의 자녀들”이라면서 “간부나 부유층의 자녀들은 핑계를 대고 요리 저리 다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중국인은 “북한의 간부 자녀들조차 아리랑을 달가와 하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훈련에 빠지는 대가로 선생님들과 집단체조 지도원들에게 뇌물을 건넨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집단체조 훈련에 한 달 빠지는데 내는 돈은 미화 30달러 가량. 국가공급이 피폐해진 상황에서 이 돈은 그대로 선생님들과 집단체조 관계자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간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부유층 자녀들은 달러 외에도 쌀, 간식 등을 수시로 선생님들에게 바쳐야 합니다. 선생님들은 뇌물을 요구할 때 듣기 좋게 “후방사업이나 하라”고 말하지만, 정작 훈련에 동원된 학생들에게는 사탕 한알도 차려지지 않는다고 이 상인은 덧붙였습니다. 전체주의를 과시하는 북한의 대집단체조를 고위층 자녀들은 다 빠지고 민초들만 남아 지킨다는 소립니다. 힘이 없는 노동자, 하급간부의 자녀들은 30도가 넘는 땡볕에서 훈련하고, 간부나 부유층 자녀들은 개별 과외수업을 받는 등 아리랑의 화려한 조명 뒤에는 빈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또 아리랑 공연이 2015년까지 연장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학부모들과 학생들 속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중국인은 평양에 있는 지인의 말을 인용해 북한당국이 아리랑 공연을 2012년에 마무리하겠다던 말을 뒤집고 2015년까지 연장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평양 주민들 속에서는 “2012년까지 (아리랑)하겠다고 했으면 그만둬야지 왜 또 하는가”면서 “누가 보지도 않는 공연을 왜 자꾸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불평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아리랑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외국인은 몇 명 되지 않고, 대부분 평양시민들로, 이들은 널따란 ‘5월1일 경기장’을 채우기 위해 북한당국이 반강제적으로 동원시킨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아리랑 공연을 대외선전에 이용하는 동시에 외화벌이 수단으로 장려해왔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악화로 남한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핵문제 등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서방 관광객들의 숫자도 크게 줄었습니다. 주민들의 불만에도 북한이 아리랑 공연을 2015년까지 연장한다는 것과 관련해 한 고위층 탈북자는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도 대규모 주민 결속 수단으로 북한이 아리랑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 집단체조 창작단에서도 아리랑을 잘했다는 김정일의 평가가 나오면 훈장이나, 텔레비전 등 배려를 받기 때문에 공연을 자청했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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