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失政 만회하려 공포통치 날 세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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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4일부터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 조중 국경지대에는 타지역 군인들로 구성된 '폭풍군단' 검열조가 파견돼 국경통제를 비롯해 밀수, 탈북, 중국 휴대폰 사용 등에 대한 검열을 벌이고 있다. 폭풍군단 통제권은 중앙당 간부가 파견돼 직접 행사하고 있다. 폭풍군단은 즉결처분 권한까지 부여하는 등 처벌이 눈에 띄게 강화했다. 양강도 혜산에서만 50세대가 검열에 의해 오지에 추방됐다. ◆최근 중앙당과 공안기관의 특별팀이 구성돼 평안북도 일대에서 한국 드라마, 휴대전화, TV, 숙박 실태에 대한 집중 검열을 진행했다. 또한 탈북 방지를 위해 평북 삭주 등에 CCTV가 설치됐고, 양강도 혜산과 백두산, 자강도 만포지역 등 접경지역에 철조망도 설치됐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에 공개처형된 북한 주민은 확인된 사례만 60명에 달한다. 2009년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행위 등에 대해 '공개처형한다'는 포고문이 나붙기 시작했다는 설(說)도 있다. 북한에 검열 바람이 한창이다. 검열조가 군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름도 폭풍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주려는 의도가 충분해 보인다. 실제 검열도 경고에 그치지 않고 체포와 구속, 가족 추방, 처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검열과 통제의 공통점은 바로 검열 담당자들이 '김정은 동지의 지시'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이 북한 통치에 참여한 2009년 전후로 북한에서는 과격한 정책들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화폐개혁을 통해 주민들의 재산을 몰수했다. 지난해에는 대남 무력도발이 이어졌다. 올해는 체제 보위의 양축인 인민보안상과 국가보위부의 수장을 갈아치우고 내륙과 국경을 가리지 않고 검열의 날을 세우고 있다. 김정은은 2009년 중반부터 국가안전보위부의 실질적인 수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 내 각종 검열과 통제정책 등이 김정은이 공식 등장한 이후 그의 명의의 지시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공식적으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고, 인민군 대장 칭호도 받았다. 김정일은 지난해 9월 당대표자대회를 전후해 체제를 지탱하고 있는 당(黨)과 군(軍)의 요직에 김정은의 측근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평해, 최룡해, 박도춘, 우동측 등이 김정은 시대를 대변하는 핵심인물들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처음부터 군과 함께 공안기관을 장악한 김정은이 국경·탈북자 통제 등 정치적인 억압조치들을 하달하고 있다"며 "김정은의 주민 통제정치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김정은의 공식 등장 후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대내외 조치들을 두고 전문가들은 그의 통치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는 외부의 기대와 달리 통제체제 존속 및 강화로 흐를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른다. 정 연구위원은 "화폐개혁 실패 등의 영향으로 지지세가 바닥인 김정은은 주민들로부터 어느 정도 지지를 이끌어 내기까지 강압통치를 이어갈 것"이라며 "어떤 면에선 김정일 못지않은 강압통치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폐개혁 실패 후 가중되고 있는 경제난에 내부 통제조치까지 강화되자 김정은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정은이가 애비보다 더 지독한 놈이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후계자 등장 이후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자신에 대한 주민여론을 고려, 아버지 김정일의 신임을 획득하기 위해 강도 높은 통제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 김정은의 권력은 김정일이 후계자일 때보다 못하다"며 "때문에 최근의 주민 통제조치 등은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에게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난 등으로 심화되고 있는 체제이완 현상에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김정은으로서 내부규율을 세우는 것은 김정일의 신임은 물론 자신의 통치기반도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최근 일련의 내부 통제조치들은 김정은 통치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한 김정일의 작품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여전히 모든 정치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김정일이 훈련되지 않은 김정은에게 많은 권한을 주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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