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회사, 실적부족 존폐 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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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심각한 외화난과 원자재 수출 부족으로
북한 무역회사들 가운데는 정작 돈을 버는 회사가
몇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 팔
걷고 해외 방문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북한에 존재하는 무역회사는 대략 수백 개로 파악되고 있지만, 정작 실적 부진으로 존폐 위기에 처한 회사가 한둘이 아니라고 한 중국의 대북 사업가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사업가는 “중국에 나오는 북한 무역일꾼들 가운데는 면담차 나오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자금력을 갖추거나, 수출 원천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몇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무역업자들은 처음에는 원유나, 식량 등을 수입하겠다고 거창하게 계획을 내놓고 논의하다가도 말미에 가서는 ‘우리 회사와는 외상거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거래가 성사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중국인은 “북한 무역업자들이 대부분 품질이 좋은 광물로 거래하자고 제안해오지만, 북한 광물은 견본과 수출품의 질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믿을 게 못된다”고 도리머리를 쳤습니다. 한편, 중국 연변 지방에 나온 한 북한 무역업자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앙에 무역 계획서를 올려 보내면 허가는 쉽게 나오는데, 대신 무역대금이나, 외화 원천은 일절 없다”며 “무엇이든 자력갱생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요즘 북한에서 자력갱생이라는 말은 노동판에서만 통하는 말이 아니라, 무역계에서도 통한다”면서 “상부에선 시장 원리도 모르면서 자력갱생으로 돈을 벌라고 해서 야단”이라고 혀를 찼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로부터 원유 수입 과제를 받고 면담에 나섰던 그의 회사도 실적이 없이 개점휴업 상태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나진 선봉에 기지를 둔 이 무역회사는 작년 8월에 직원 50여명을 거느린 회사로 출발했습니다. 일 년 외화벌이 계획은 500만 달러 규모로 책정됐지만, 거의 일 년째 계획의 10분에 1도 끌어들이지 못해 “국가 밥만 축낸다”는 상부의 비판을 받고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무역대금도, 외화벌이 원천도 없이 맨손으로는 거래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게 북한 무역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라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외화벌이 회사들이 맥을 추지 못하게 되자, 김정일 위원장이 양팔을 걷고 나섰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북한 무역 사정에 밝은 한 북한 무역업자는 “내년도 ‘강성대국 선포’ 등 큰 행사도 있는데, 개별적인 회사들이 돈을 벌지 못해 지도부에서 큰 결단을 내렸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와 중국 방문에서 주요 관심사는 에너지 분야입니다. 이 북한 무역업자는 “김정일의 외국 방문이후에 어떤 조치가 따를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무역회사들도 숨통을 트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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