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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자, 한국 와서 제일 놀란건 '한국 여성'
북한RT 2011-10-20 07:13:58 원문보기 관리자 2918 2011-11-08 01:31:41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 노벨 평화상은 예멘의 여성 인권운동가 한 명하고 라이베리아라는 아프리카 나라에서 여성 대통령과 여성 인권 운동가 두 명 이렇게 여성 3명이 공동 수상했습니다.

 

면적은 북조선만하고 인구는 300만 밖에 안 되는 라이베리아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무려 두 명씩이나 나온 이유는 이 나라가 워낙 여성 인권이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투사가 되려고 해도 투쟁을 할 만한 나라에서 태어나야 하는 겁니다.

 

제가 객관적으로 보면 북한의 여성 인권은 라이베리아보다는 좀 더 나아 보입니다. 하지만 발전된 국가 기준으로 봤을 때는 북한이나 아프리카나 별 차이 없어 보입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남쪽 여성들이 참 당당하게 사는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임수경 씨가 13차 때 참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말하던 것 기억하실 겁니다.

 

제가 한국 와서 처음 조사 받을 때 일인데 새파랗게 어려보이는 젊은 여성 두 명이 들어와서 첫 대면인데도 "내가 누난데 누나 어때요? 이뻐요?"이러면서 묻더라고요.

 

속으론 "고작 몇 살이나 많다고 이 여자들이 처음 본 남자를 막 희롱하네" 이렇게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북한 사고방식이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여자는 남자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살아보니 그 정돈 아무 것도 아니더군요. 회사에 입사하면 나이어린 여자도 먼저 입사했으면 선배라고 깍듯이 대해야 합니다. 한국은 남자들이 의무적으로 군대를 갔다 오다보니 대학 동창이라도 여자들이 3년 정도 회사에 먼저 입사해 선배가 됩니다.

 

처음엔 여자가 잘나서 회사 먼저 들어온 건 아닌데, 남자는 단지 국가의무를 수행하다 온 죄밖에 없는데 왜 위계질서가 저렇게 되지? 북에선 된장 누가 더 먹었냐가 중요한데 이런 생각 때문에 이해되지 않더군요.

 

헌데 여기 남자들은 그거 당연한 줄 알고 머리 숙이는 걸 보고 로마에 가면 로마법 따르랬다고, 저도 서울 왔으니 어쩝니까. 서울 법을 따르느라 고생 많이 했습니다.

 

지금 보면 그게 남자 여자 문제라기 보단, 한국 사회가 나이로 서열을 매기지 않고 누가 어디에 더 빨리 들어 왔냐 이런 것 가지고 서열을 매기는 문화인 탓이 컸습니다.

 

이후에도 저는 여기 문화 이해하느라 고생 많이 했습니다. 남자가 장가 한번 가려고 하면 여자의 비위를 얼마나 맞추어 주어야 하는지…

 

기념일 챙겨주고 청혼하는 깜짝쇼를 해야 하고, 결혼할 때도 남자가 여자보다 몇 배는 더 돈을 많이 써야 합니다. 여자가 신혼살림 다 해오고 남자는 몸만 가면 되던 곳에서 살다가 온 저에겐 참 놀라운 일이죠.

 

장가가서도 대다수 가정의 재정권한은 거의 다 여자가 갖고 있습니다. 북에선 집에 큰 중기 하나 사자고 하면 다 남자가 결정하지 않습니까. 여기는 대체로 안해(아내) 권한이 더 셉니다. 돈은 남자가 벌어오고 여자는 애만 보는 가정도 남자가 안해 말을 잘 듣습니다.

 

그래서 저는 참 희한한 세상에 왔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더 깜짝 놀랄 일은 제 눈에 이렇게 놀라운 한국이 여성 고위공직자가 적고, 출산하면 승진이 밀리고, 가사 노동을 남자보다 많이 해야 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세계 남녀불평등 수준을 따지면 104위랍니다.

 

한국이 이 정도니 외국은 어떻겠는지 상상이 되십니까. 북한 남자들, 특히 저 함경도쪽 남자들이 처음 와서 보면 한국의 여성들은 여왕처럼 보일 겁니다. 그런 시각으로 해외에 나가면 여성들이 아마 신처럼 보일 겁니다.

 

그럼 어디가 잘못됐냐 하고 따져보면 제가 보건대 북한이 훨씬 잘못됐죠. 제가 여기서 10년 정도 살다보니 북한 여성들 정말 불쌍해 보입니다.

 

북에선 여성이 혁명의 한쪽 수레를 담당했다는 둥 하며 말은 그럴 듯하지만 남쪽 여성들이 북한에 가서 보면 많은 여성들이 아마 노예처럼 보일 겁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로 점차 여성의 목소리가 커진다고는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도 못 벌어 오면서 집에서 손가락 까딱 안하고 큰 소리 치는 남편들이 많습니다.

 

그거 잘못된 겁니다. 지금 탈북 해 남쪽에 온 가정들 내부 혁명을 겪습니다. 안해들이 한국에 오니 "여기 여자들은 이렇게 사는데 난 왜 이렇게 사냐"이런 의문이 들면서 남편에게 잘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럼 남편은 "이 여자가 남쪽 물먹더니 이상하게 변질되네" 이러면서 싸웁니다.

 

그러다가 남편이 남쪽 현실을 깨닫고 여기 법대로 그나마 안해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는 가정은 그런대로 유지되지만 남자가 끝까지 북한처럼 살겠다고 고집피우는 가정은 깨지기 십상입니다.

 

여자 입장에선 남쪽에서 보니 사방에 자기에게 잘해주는 남자인데, 자기가 무슨 춘향이라고 남편에게 무시당하면서도 평생 같이 살겠습니까.

 

북한의 여성인권이 워낙 열악하다보니 나중에 북에서 대단한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지금은 공포 통치 속에 무슨 운동이니 하는 건 상상도 못하고 살지만 나중에 민주사회가 오면 북이라고 여성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북한 남성 여러분 여성들에게 잘 해주십시오. 이건 뭐 남쪽 와서 참관시킬 순 없는 노릇이고, 대신 한국 드라마랑 보잖습니까.

 

여성을 사랑해주면 사랑해준 만치 자기에게 대가가 옵니다. 여기 남쪽은 주변에 다 잘해주는 남자뿐이니 어지간히 잘 해줘도 표가 나지 않지만, 북쪽처럼 남편이 큰 소리 치는 사회에서 남들과는 달리 안해를 잘 대해주면 얼마나 감격하겠습니까.

 

지금 제가 북에 간다면 아마 여자들에게서 엄청 인기 좋은 남자, 온 마을에 소문난 부러운 남편이 될 자신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노력하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이 글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내용으로 10월 15일 방송분입니다.
남한 독자들이 아닌 북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임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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