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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도 변화는 없었다…"김정일은 곧 김정은"
데일리NK 2012-01-01 12:23:03 원문보기 관리자 588 2012-01-02 15:04:56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시대가 첫 발을 내딛었지만 변화는 없었다.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은 그 해 국정 전반의 과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사설은  김정일 급사로 인한 지도력 공백 우려 때문인지 김정일이 확립해온 유일 영도체계의 계승을 강조했다. 또한 김정은 시대에도 변함없이 선군과 강성국가라는 국정 방향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예상했던 대로 사설의 핵심 메시지는 김정일의 유훈과 김정은 영도체계 확립이었다. 김정일의 사망을 '5천년 민족사의 최대의 손실'이라고 애도하면서 그가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2012년에는 강성부흥의 전성기를 이뤄내자는 구호를 제시했다. 

김정은이 아직 인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만한 성과를 만들지 못한 조건에서 김정일의 유훈을 강조해 새로운 영도자에게 필요한 정당성과 권위를 뒷받침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사설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곧 위대한 김정일 동지이시다"라고까지 표현했다.

국방위가 30일 성명을 통해 김정은에게 충성을 강조하면서 "우리에게 어떤 변화도 바라지 마라"고 선언한 데서 드러났듯이 개방 거부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젊은 나이와 유학 경험 때문에 김정은이 개방 노선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해 온 국내 여론에 적지 않게 실망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김정일을 앞세워 새 지도자의 권위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내부에 긍정적인 효과만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 김정일은 자신의 절대권력 체계는 완성했지만 경제를 파국상태로 몰아가면서 주민 통제조치를 남발해왔다. 과거 김일성 사망 당시와 여론이 판이하게 다른 조건에서 김정일의 유훈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높일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전면적으로 강조했던 인민경제 분야 발전에 대해서는 다소 목소리를 낮췄다. 2012년 강성대국 진입 공약이 실현되지 못하자 또 다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강성대국이라는 말보다 강성국가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경제강국 목표를 조정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이번 신년사에서는 '강성 부흥의 전성기'라는 구호를 제시했다. 이것도 구체적 성과에 대한 평가보다는 각종 생산과 건설에 군중을 동원하기 위한 의도를 노골화 시켰다.

이를 위해 사설은 "강성국가 건설의 주공전선인 경공업 부문과 농업 부문에서 함남의 대혁신의 불길이 더욱 세차게 타오르게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오늘 당 조직들의 전투력과 일군들의 혁명성은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서 검증된다"면서 농업 부문 성과 창출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고 그 책임을 간부들이 져야 한다고 책임을 돌렸다.

북한은 지난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밝힌 대화 공세를 180도 전환해 조문 문제를 들어 이명박 정부를 극렬히 비난하면서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데 힘을 실었다. 사설은 남조선 보수집권세력이 시대의 흐름과 민심을 외면하고 조의표시를 방해해 인민의 준엄한 심판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한미군 철수 구호를 등장시켜 한미동맹에 대한 경계심과 남한 내부 친북세력의 반미투쟁을 선동했다.

북한은 사설 말미에 6.15공동선언과 조국통일의 의지를 강조했는데 이는 내년 남한 대선에서 소위 민족공조 노선에 동조하는 세력의 집권에 힘을 보태고 김정은을 통일지도자 이미지로 만들어 가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북한은 내부 자원이 바닥난 상태에서 경제위기 극복 방안은 유일하게 통일이라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대남 통일전선과 함께 강조하고 있다. 

향후 북한은 남한에서 포용정책을 쓰는 정권이 등장하도록 유도하고 김정은이 남북통일을 통해 북한의 경제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강화시켜 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년사도 여전히 북한 세습독재를 미화하고 각종 거짓 구호를 남발해 주민들의 충성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일관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신년사설과 달리 새로운 100년,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대진군을 이루자는 결심과 상기된 분위기를 강하게 연출했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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