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도 한국옷 사는 과시형 북한 여성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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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아사기간인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주민들의 육류소비가 꾸준히 늘어 북한 식생활이 상당부분 개선됐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하지만 이같은 개선 현상이 2009년 말에 이뤄진 화폐개혁으로 상쇄됐다. 통일연구원은 이달 5일 41명의 탈북자를 심층면접해 북한 주민의 '식의주' 생활실태를 분석한 '북한주민의 삶의 질 : 실태와 분석'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은) 고난의 행군이후 먹는 문제 해결을 '증산'차원을 넘어 식생활 '구조의 전환'과 연계된 농업생산구조의 변화를 모색했다"면서 "주식(쌀)의 소비를 줄이고 부식물 소비를 늘림으로써 주민들의 영양상태를 개선하려는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일성 시대는 '흰쌀밥에 고깃국'이었다면 김정일 시대는 '고깃국에 흰쌀밥'을 지향했다. 따라서 2천년 대에 이르면 북한 당국은 농업부문에서 닭·오리 공장, 염소목장, 돼지농장, 메기양식장 등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2003년도에 종합시장 운영에 대한 공식적인 지침을 내려 자생적 장마당에 대해 사후적 합법화·제도화를 단행했다. 이 장마당의 활성화가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통계청 북한통계포털의 '북한주민의 1인 1일당 영양공급량 추이'에 따르면 '고난의 행군' 시기(1997년)를 기점으로 북한주민들의 동물성 영양섭취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육류소비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북한주민들의 식생활구조가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북한의 일부 중산층 주민과 상류층 주민들이 2003~2005년을 기점으로 '웰빙식'을 즐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쌀밥과 고기를 풍족하게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 일부러 잡곡과 채소로 이뤄진 식단을 즐긴다. 심층면접에 응한 한 탈북자는 "2003년부터는 건강을 생각하여 잡곡위주의 식사를 했다. 평민들이야 100% 입쌀 식사를 원하지만, 세끼 걱정 안 하는 사람들은 남한 사람들처럼 일부러 잡곡 식사를 한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수수와 조는 오히려 쌀보다 비싸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같은 '개선효과'가 2009년 12월 단행된 '화폐개혁'으로 단기간에 상쇄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탈북자 심층면접에 따르면 지역·직업 상관없이 모두 화폐개혁이후 어려움을 호소했다"면서 "응답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북한에도 '과시소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주민들이 매끼 식량을 살 수 없는 상황인데도 자신의 외모를 위해 돈을 쓴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탈북자에 따르면 이들은 돈 없는 티를 내지 않기 위해 가난하면서도 비싼 한국 옷을 사 입으려고 한다. 장마당에서는 한국 옷이 제일 비싸다"면서 "일종의 계급위장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여성들은 한국산 화장품을 선호한다. 때문에 중국·북한 산 제품에 한국 상표를 붙여 속여 파는 행태도 일어난다"면서 "그리고 남대문 시장에서 파는 14K·18K 액세서리도 북한 소비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다. 특히 북한에서는 한국산 옷을 입는 사람이 최고 멋쟁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북한의 상류·중류·하류층을 구분했다. ▲상류층 - 전체 인구의 10% 식(食) - 주식은 쌀밥이며 고기·과일·반찬·아이스크림·커피 등 부식물과 기호식품의 소비를 크게 제약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중류층 - 전체 인구의 30~40% 식(食) - 간혹 잡곡밥을 먹지만 대체로 쌀밥을 기본 주식으로 한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식(食) - 강냉이 밥이 주식이며 세끼 식사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식물은 주로 김치나 장류로 제한된다. 고기류는 명절이나 특별한 국가행사 때만 섭취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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