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생모가 노동신문에 공훈배우로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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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김정은의 생모일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사실이 데일리NK 취재팀을 통해 13일 밝혀졌다.
노동신문은 "불후의 고전적 명작 '꽃파는 처녀'를 각색하여 만든 예술영화와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는 우리 당의 독창적인 문예사상을 훌륭히 구현하였으며 그의 심오한 혁명적 내용과 예술적 형식의 높은 인민성으로 하여 우리의 영화예술과 가극 예술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하였으며 근로대중을 혁명적으로 각성시키는 계급교양의 불멸의 교과서로 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예술영화와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공훈배우라는 칭호를 수여한 것이다. 이 명단 맨 위에는 영화 '꽃파는 처녀'에서 주연을 맡은 홍영희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번 노동신문 정령은 1973년 조선화보 3월호 수기에 고영희의 아버지 고경택이 "내 딸이 공훈배우 칭호를 받았다"는 발언이 나온 것에 착안한 데일리NK가 이 시점을 전후해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을 모두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어머니 고영희가 그동안 '고용희'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없기 때문에 이 인물이 고영희라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고영희가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사실에 대한 아버지의 증언과 당시 꽃파는 처녀 공연에 깊이 관련된 인물들의 증언, 그리고 꽃파는 처녀의 주인공으로 김정일의 관심을 받은 점 때문에 그 가능성 또한 높아 보인다.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단서는 정령 발표 이듬해인 1973년 3월에 발행된 '조선화보'에 있다. 조선화보는 북한의 대외 선전용 사진잡지이다. 일본에 소개되는 조선화보에 귀국자 출신인 고경택이 자신이 북송 후 보다 낳은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을 일본에 알리기 위해 딸이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사실을 소개했다. 고경택 씨는 화보에서 "어버이 수령님의 품에 안긴 '영자(고영희)'는 원하는 대로 공짜로, 그리고 장학금까지 받으면서 음악무용대학을 졸업했으며 이제는 공훈배우로서 훌륭히 활약하고 있다"는 발언이 적혀 있다. 1973년도 조선화보 하반기호에는 고영희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 해 8, 9월 사이 일본을 방문해 공연한 사실이 평양 만수대예술단의 공연 내용이 사진과 함께 소개돼 있다. 이 화보에는 고영희를 일본 출신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고영희 대신 북송되기 전 사용했던 '고영자'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1973년 고영희가 만수대예술단원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조총련에서 예술 분야 일을 했던 김모 씨는 "당시 대규모 해외 공연에 나가기 전에 훈장을 주는 것은 흔하게 있었던 일"이라면서도 "만수대예술단에서 훈장을 받을 정도로 수준이 되는 배우가 '고용희'씨라고 하면 그 사실은 '고영희' 씨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총련 예술 분야 소속의 이모 씨도 노동신문 속에 적혀 있는 '고용희'는 '고영희'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7번째에 적혀 있는 박애라 씨가 일본에 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정일 마음에 들었던 고영희 씨가 (부채춤) 주역을 맡기로 역할이 바뀐 것"이라며 "부채춤은 박애라 씨와 고영희 두 사람이 같이 주역으로 춤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신문에 적혀 있는 '고용희'는 '고영희'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론에 따르면 고영희가 12월 말에 훈장을 받고 그 소식을 들은 고경택 씨가 이듬해 조선화보 3월호에 수기를 쓰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힌 것이다. 1972년 12월 노동신문에 적혀 있는 고용희가 김정은 생모인 고영희라면 북한의 새지도자 김정은의 어머니가 공식적으로 북한 신문에 남은 유일한 기록이 된다. 도쿄=고영기 기자/ 조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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