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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송저지 1인 시위 차명진 "정치권 불참 부끄럽다"
데일리NK 2012-03-05 15:03:34 원문보기 관리자 654 2012-03-08 18:32:16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여론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는 연예인, 유학생, 중·고등학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저녁에는 연예인 49명과 탈북 청소년들이 함께 'Cry with us' 콘서트를 열고 '탈북자 북송저지'를 호소했다.

이처럼 여론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나마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지난달 21일부터 중국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1일부터 '1인 릴레이 단식농성'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이마저도 9일까지 밖에 참여 의원이 정해지지 않아 지속될지도 미지수다. 4·11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공천경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정치인들에게 탈북자 문제는 그저 '남의 일'이라는 지적이다.  



▲차명진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종로구 효자동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1인 릴레이 단식 농성 중' 중국 대사관을 바라보고 있다. /조종익 기자.

5일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차명진 새누리당 의원도 데일리NK와 만나 이 같은 정치권의 현실을 꼬집었다.  

'왜 새누리당 의원들의 참여가 없냐'고 묻자, 차 의원은 "지금 모든 의원들이 공천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문제에 참여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면서 "비극적인 정치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같은 당 의원들에게 1인 릴레이 단식농성에 같이 참여하자고 제안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당에서도 이 문제를 약간 뒷전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고 지도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4일 저녁,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장이 중국대사관 앞 농성장을 찾아 "탈북자 북송을 막기 위한 농성장에 그동안 오지는 못했지만 항상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다"며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과 달리 새누리당 지도부가 소극적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실제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직까지 단식농성장을 찾지 않았다. 박 비대위원장의 방문이 예정돼 있냐고 묻자, 차 의원은 정확히 모르겠다면서도 "안철수 원장도 방문을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차 의원은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의 탈북자 문제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인권 문제로 보지 않고, 남북 체제의 문제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문제이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지 않기 위해 일종의 북한체제 배려의 차원에서 침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인권, 핵문제는 가치의 문제가 아니다. 교섭, 거래대상이 아니다"며 "(탈북자들이) 극악한 상황에 몰려 있는 탈북자 문제를 가지고 '딜(Dael)'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야권의 무관심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지난달 중순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여론이 국·내외적으로 높아지자 일주일이 지난 후 마지못해 성명을 발표하는 인상을 줬다. 반면 통합진보당은 아직까지 탈북자 강제북송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차 의원은 광우병 촛불시위, 한미FTA 반대, 희망버스 등을 주도한 진보·좌파에 대해서도 "이들은 북한 동포들의 인권에는 관심이 없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전복에만 오직 관심이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탈북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중국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을 순망치한(脣亡齒寒)처럼 생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북한 동포의 인권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중국도 국제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지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차 의원은 탈북자 문제는 남북관계,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인권의 문제라며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연예인들이 참여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미안하고 부끄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조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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