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를 위한 사랑의 세족식 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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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탈북자 북송반대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지난 2월부터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매일 같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지난 5일 저녁에는 국회의원과 교수 등 한국 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이 나와 탈북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 행사가 열렸습니다.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현장음)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난 5일 오후 7시,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 탈북자 북송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어 시작된 것은 ‘세족식’ 행사. 세족식, 즉 발을 씻기는 의식은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리기 전 ‘섬김의 자세’를 보이기 위해 제자들에게 행했던 데서 유래된 것입니다. 이는 ‘낮은 자세로 당신을 섬긴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현장음) “사랑으로 우리 탈북자를 섬기겠습니다.” 이날 세족식에 초청된 탈북자는 모두 20여 명. 3살난 어린이부터 칠십이 넘은 탈북 노인까지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계단 위에 준비된 의자에 탈북자들이 앉기 시작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온몸으로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날씨는 쌀쌀했지만, 탈북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사람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엔 온기가 넘쳐납니다. 사랑과 섬김의 삶을 실천하겠다고 이날 발 씻기 행사에 참석한 사회 지도급 인사들은 국회의원과 교수, 변호사, 그리고 전 통일부 차관까지 이름만 들어도 모두 알 만한 사람들입니다. [녹취: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오늘 저희가 씻겨드리는 탈북자들의 발은 이 땅에 오신 2만 4천명의 탈북자들에 대해 죄송한 마음과 반가운 마음, 그리고 앞으로 열심히 살아 주십사 기원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또한 아직도 북한을 탈출해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를 떠돌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우리가 위로하고 용기를 주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난생 처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발을 맡겨보는 탈북자들은 쑥스러움이 앞섭니다.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두 발을 씻는 모습에서 이들은 할 말을 잃은 채 눈물만 흘립니다. 참가자들이 수건으로 발을 닦아준 뒤에는 탈북자 대표가 모두의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북한인권청년단체 나우(NAUH) 대표] “2006년도에 어둠의 땅 북한을 탈출해서 천신만고 끝에 대한민국으로 입국했습니다. 제가 떠날 땐 이 땅에서 이런 대접을 받을 줄 몰랐습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발 씻기 행사는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 주며 마무리됐습니다. 이어 사랑의 숨결을 눈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촛불 의식이 진행됐습니다. [녹취: 최영옥, 탈북자] “고맙습니다. 여러분~!! 통일되는 그날까지 우리 탈북민들 북송 반대 운동 끝까지 해나갈 것입니다. 여러분 믿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사랑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감사의 마음을 마음깊이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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